[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열병이 국내 식품물가와 육류 소비 및 전체 축종 축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연천 소재 돼지농장에서 신고된 의심축이 돼지열병 확진 판장을 받자, 정부는 파주와 연천은 물론 포천, 동두천, 김포, 철원까지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돼지고기 수급은 사육마릿수가 평년 대비 13% 많은 상황이고, 육가공업체들이 충분한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따라서 돼지열병 확산 정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국내 영향이 현재로서는 단기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국내 확산 영향이 단기에 종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곧 하락할 것"이라면서 "배합사료 제조업체와 양계업체의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양돈업체의 실적 개선도 단기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적으로 확산되더라도 '공급 과잉이 해소'되는 수준일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하지만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돼지열병 확산 시 중장기적으로 돼지고기 수급이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확산 초반에는 돼지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으로 수요는 위축되는 반면, 살처분에 의한 공급 감소로 오히려 초반 돼지고기 시세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수요가 다시 회복되면 공급 부족으로 시세 급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조 연구원은 "돼지는 씨돼지에서 먹는 비육돈까지 기르는 데 약 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화되기까지 다소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경우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13년만에 최고치인 kg당 36.61위안으로, 전년대비 70.1%나 급등했는데, 암퇘지 마릿수 감소는 그 절반 수준인 37.4%였다.

이런 수급불균형은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입 증가로, 글로벌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 연구원은 또 "발병 초기 돼지고기 수요는 감소하고, 닭고기 등 대체재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닭고기 시세는 상승할 수 있으나, 단기적 이슈"라고 설명했다.

닭은 돼지보다 키워서 파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시세 상승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

한편 농식품부는 전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32.3% 급등한 것은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간 물량부족을 우려한 중도매인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가격 상승'으로 보여진다고 18일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돼지열병과 관련해 "축산물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유사시 가격안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