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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머스크 티즈포트호, 머스크 톈진호. /사진=성동조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법정관리 중인 성동조선해양의 사실상 마지막 새 주인 찾기가 시작됐다. 올해 연말까지 매각 '4수'에 실패하면 한 때 세계 8위 조선소였던 성동조선은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관건은 원매자들이 청산가치 이상의 자금 조달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여부다. 매각이 불발되면 무급휴직에 들어간 데 이어 ‘휴직 지원금’마저 끊긴 노사도 부담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4차 매각 공고가 이날 진행된다.
성동조선은 이달까지 예비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수의계약을 진행하려 했으나 희망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공개매각으로 돌아섰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법원이 주도해 진행되는 매각이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매각가(3200억원)의 최소 10%인 320억원가량의 대금을 먼저 완납해야 한다. 매수자가 나타나면 해당 조건을 딜로 제시해 경쟁하게 된다.
4차 매각 본계약 체결일은 오는 12월 31일까지로 11월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공개 경쟁입찰에 나선다. 4차 공개매각에서도 연내 매각에 실패하면 성동조선은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10일 성동조선 통영 조선소 부지 매각을 통해 확보한 1107억원으로 일부 부채를 갚고 연말까지 나머지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법정관리사업장의 회생계획안 인가기한을 연장시킨 만큼 더 이상 연장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3차례 매각이 무산된 만큼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최소 1년 반이 걸리는 데 한달에 20억~30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갈 것"이라며 "사실상 기존 인수 비용 외에 3000억원가량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해 그간 원매자들의 자금 조달 능력 증명과 옵션 논의를 두고 법원과 매각주관사, 잠재적 매수자간 의사가 상충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이후 수주를 못한 성동조선은 2017년 11월 마지막 건조 작업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현재 직원 770명 중 생산직과 관리직 직원 650여명이 2017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정부로부터 받은 ‘휴직 지원금’은 지난 4월부터 끊겼다.
성동조선 노조 관계자는 “제도권 내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다 끊겼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협력업체 물량팀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중취업 등 약점을 이용하는 사업주가 많아 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중소 조선소의 지원을 약속해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지만 말 뿐이었다”며 "선뜻 달려드는 인수자가 없는 데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 상황도 크다. 정부가 RG 발급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지원 확답을 이끌어내야 적극적인 매수 의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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