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보도 비난 피하기 힘들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MBC 노동조합이 뉴스데스크의 편파적인 보도에 또 한번 일침을 가했다. 지난 3일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 장관을 규탄하는 집회에 모인 국민들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라고 뭉뚱그린 보도에 대한 지적이다. 이날 집회에는 광화문에서 서울시청, 숭례문, 종로 거리 곳곳에 분노한 국민들이 모였다. 

MBC노조는 4일 ‘MBC노조 공감터’를 통해 “서울 광화문 집회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며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을 거쳐 숭례문까지 1.5 km 도로를 가득 메웠고 동쪽 종로 거리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또 한 번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다. 광화문 집회 리포트 순서는 9번째였다”며 “SBS처럼 오전에 지나간 태풍 피해 리포트 불럭을 끊고 들어가지 않았고, 조국 장관 부인의 얼굴 없는 검찰 출석 리포트들 다음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지난 달 28일 여권 집회를 언급, “여당의 참여 독려와 여당 의원들의 집회 참석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면서 “3일 야권 집회 때와 전혀 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언론들이 서초동 집회는 자발적이고 광화문 집회는 야당의 동원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권 집회에 대해서도 여권 집회처럼 집회 규모와 참가자들 모습을 자세하게 소개하면 안 됐냐”며 “그래봐야 야권 집회 보도 분량은 뉴스데스크 전체 방송 시간 1시간 10분 가운데 4분 14초밖에 안 된다. 제발 그 시간만이라도 공평할 수는 없었냐”고 덧붙였다. 다음은 ‘MBC노조 공감터’ 전문이다.

   
▲ 서울 상암에 위치한 MBC 사옥 /사진=연합뉴스


70분 중 4분 14초만이라도 공평하게 보도할 수 없었나

10월 3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을 거쳐 숭례문까지 1.5 km 도로를 가득 메웠고 동쪽 종로 거리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9월 28일 서초동 여권 집회 때처럼 참가자 한 명이 14명씩 업고 있었다면 2억 명이 모인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아니라 해도 역사상 최대 집회 중 하나였다는 분석에는 설득력이 있다. 아마도 최근 조국 사태 속에 MBC 등 관변매체들이 대변해주지 않는 국민의 분노를 직접 표현하려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또 한 번 우리에게 실망을 안겼다. 광화문 집회 리포트 순서는 9번째였다. SBS처럼 오전에 지나간 태풍 피해 리포트 불럭을 끊고 들어가지 않았고, 조국 장관 부인의 얼굴 없는 검찰 출석 리포트들 다음이었다. 

9월 28일 서초동 여권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리포트 숫자는 두 개였지만 그 내용이 문제였다. 여권 집회 때 첫 번째 리포트는 ‘참가자가 많다’ 3문장, ‘참가자들 주장’ 6문장, 다시 ‘참가자가 많다’ 2문장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 10월 3일 야권 집회 첫 번째 조희형 기자 리포트에서는 ‘참가자가 많다’ 5문장, ‘참가자들 주장’ 5문장이었지만, 여기에 소음이 뒤섞여 한때 집회가 중단됐다며 이재오 전 장관의 “황교안 대표님 약속 지켜서 자유한국당 집회 끝내주십시오”라는 발언을 붙여 넣었다. 정권을 규탄하는 야권 집회 보도에 야당 대표가 약속을 안 지켰다는 문장을 굳이 찾아 집어넣는 집착에 섬뜩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조희형 기자는 집회 참가자가 많았던 이유를 ‘여러 단체들이 주관하는 집회들이 합쳐지면서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9월 28일 여권 집회 두 번째 리포트에서는 집회 규모와 참가자들 모습 그리고 향후 일정을 전하고, 검찰 입장을 묻는 앵커의 질문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등 별 의미 없는 대답을 했다. 
 
이와는 달리 10월 3일 야권 집회 두 번째 리포트에서 신재웅 기자는 광화문에 한국당 의원들이 당원들과 함께 대거 집결했다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소개하고, ‘야당이 막말로 선동정치를 일삼고 있다’는 여당의 비난을 붙였다.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집회에 맞불을 놓겠다고 당원 총동원 집회를 개최했다”는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발언 뒤에 숨었지만, MBC 등 일부 언론들이 서초동 집회는 자발적이고 광화문 집회는 야당의 동원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신재웅 기자도 현장 취재를 했으면 광화문 집회에 누가 나왔는지 보았을 것 아닌가. 부부나 친구,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당원들로 보이던가? 한국당 당원이 서울에 그렇게도 많았나? 우리 주변에 광화문에 갔다 왔다는 학부모 자영업자 회사원 학생들이 많은데 당원 외에는 누구처럼 붕어나 가재로 본 것인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기는커녕 국민의 의사 표현마저 왜곡하는데 앞장선다면 어떻게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가.

MBC 뉴스데스크는 9월 28일 여권 집회 때는 여당의 참여 독려와 여당 의원들의 집회 참석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10월 3일 야권 집회 때와 전혀 달랐다. 

야권 집회에 대해서도 여권 집회처럼 집회 규모와 참가자들 모습을 자세하게 소개하면 안 됐을까? 그래봐야 야권 집회 보도 분량은 뉴스데스크 전체 방송 시간 1시간 10분 가운데 4분 14초밖에 안 된다. 제발 그 시간만이라도 공평할 수는 없었을까?

2019년 10월 4일
MBC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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