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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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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 대표단이 5일 본격적인 회담을 위해 마주앉는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내지 못한 채 결렬된 지 7개월여만의 협상 재개이다.
전날 예비접촉에서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북미 양측은 그 어느 때보다 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회담 장소는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모처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1월에도 북미 실무협상 장소로 사용됐던 곳이다.
4일 오전 주 스웨덴 북한대사관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제외한 권정근 전 미국담당 국장, 정남혁‧김광학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차량을 이용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같은 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도 스웨덴 외교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5일 실무협상에는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대사와 미국측에서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마주앉아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총력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담판에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걸려 있는 것은 물론 앞으로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중단하고 ‘새로운 길’을 갈지 여부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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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을 찾은 북한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에서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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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에서 미국은 비핵화 최종 단계를 정의하는 로드맵 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위해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북한이 요구해온 ‘새로운 계산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새로운 방법’이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지난 3일 미국 언론인 복스는 북미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하면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 관련 제재를 36개월동안 면제하는 이른바 ‘스냅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해 미국이 제재 완화에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스냅백(snapback)은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되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 관련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면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성과를 낸 뒤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북한을 다시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법이 거론된다.
하지만 36개월 제재 유예는 북한에 너무 많이 퍼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을 수 있고, 이 기간동안 북한이 핵무기 개발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만큼 영변+α(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핵동결에 따른 비핵화 로드맵 도출과 고농축우라늄시설 폐기 등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실무협상은 ‘영변 플러스 알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는 3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신호가 있어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협상 결과를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밝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직후 실무협상이 열리는 만큼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인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 및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됐다고도 전했다.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따라 북미 양측이 서로가 원하는 것을 확인한 만큼 이번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특히 이전 실무협상이 사실상 정상회담 일정을 잡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비핵화 논의가 성과를 거둘 시점이어서 스톡홀름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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