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로서 5G-V2X 기반 자율협력주행 기술 공개 시연
자율주행차-스마트폰-주변차량-신호등-CCTV 실시간 연결
   
▲ LG유플러스 및 LG전자 관계자들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5G-V2X 자율협력주행을 시연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지난 3월 LG유플러스가 한양대 ACE Lab과 함께 세계 최초로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이 이제 다수의 차량간 서로 통신하며 달리는 '자율협력’ 주행으로 진화한다.

LG유플러스는 1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5G-V2X(차량·사물간 통신) 기반의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5G-V2X(Vehicle to Everything)는 이동통신(5G) 기반의 차량무선통신으로 차량과 사물(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교통 인프라 등)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차량 대 차량(V2V), 차량 대 기지국(V2I), 차량 대 보행자(V2P), 차량 대 네트워크(V2N) 등을 포함한다.

5G-V2X를 탑재한 상용차(제네시스 G80)가 자율주행으로 통제되지 않은 일반도로를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시연은 출시를 앞둔 LG전자의 5G-V2X 통신단말과 마곡 일대에 구축된 LG유플러스의 5G 통신망 및 자율협력주행 플랫폼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라이다, 레이더 등 차량 센서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시연만 진행하거나 5G-V2X 기반의 셔틀 버스 솔루션만 공개해 왔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부사장)은 “이동통신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은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시작해 이제 주변 차량·사물과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고도화를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운전대 없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5G-V2X 자율주행 시연은 현대 자동차의 상용 모델 ‘제네시스 G80’을 기반으로 했다. 자율주행차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 일반도로 2.5km 구간을 15분간 주행하며 6가지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실증이 단순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 자율주행차-스마트폰-스쿨버스-보행자-구급차 등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미래 스마트 교통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시연은 자율주행차 원격 호출, 선행차량 영상 전송(See Through),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긴급차량 접근 알림, 비가시영역 ’지오펜싱(Geo-Fencing, 지리적 울타리)’ 대응, 다이나믹 맵(Dynamic Map) 기반 사고현장 회피 등 교통 체계 전체의 진화를 나타내는 기술 중심으로 진행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장면은 시연의 시작인 ‘원격 호출’이었다. 이날 시연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탑승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자율주행이 일상화 되면 고객들은 이처럼 앱을 통해 자동차를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주차장까지 내려가 탑승한 뒤 다시 올라오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의 경우 10분 이상을 아낄 수 있다. 또 공항이나 열차역 등에서 도착할 때 맞춰 차량을 부르면 이동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

시연자를 태운 자율주행차는 잠시 뒤 5G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를 통해 선행차량 영상 전송(See Through) 시연을 선보였다. 이는 선행차량의 전방 상황을 후방차량에게 공유하는 기술이다. 차량 급감속이나 급정거 같은 돌발상황을 전달해 추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자율주행차 내부 화면을 통해 선행차량 전방에 스쿨버스가 정차한 상황을 확인했다.

   
▲ 제공=LG유플러스


운전자·센서 인지 불가한 '찰나 순간' 대응력 UP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로 찰나의 순간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시연도 이어졌다.

자율주행차는 횡단보도에서 신호와 상관 없이 길을 건너려는 보행자를 사전에 감지, 즉시 정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차의 카메라 센서는 통행신호인 녹색불을 확인했지만 주변 지능형CCTV로부터 받은 무단횡단 보행자 정보로 사고를 선제 대응할 수 있었다.

이어서 현장에는 갑작스럽게 구급차 한대가 접근해 왔다. 자율주행차는 5G-V2X를 통해 긴급차량의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해당 차량이 먼저 갈 수 있도록 차선 변경 및 서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LG유플러스는 이 기술이 재난 현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교통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연 구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 지점을 지나온 자율주행차는 비가시영역 ’지오펜싱'이 나타나자 시속 10~20km로 주행 속도를 낮췄다. 순간 우측 도보 위 간이 텐트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다른 차량이 진입했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더 센서로도 인지되지 않는 사각지대 사전 대응 기술이 구현된 것. 관제센터에서 진입 차량의 정보를 자율차에 전달함으로써 측면 충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잠시 뒤 다이나믹 맵을 통해 전방에서 발생한 실시간 사고 정보를 받고 차선을 변경했다. 전방 사고·공사·청소 등의 작업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통행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사고 처리 시 2차 사고를 예방하고, 낙하물 발생로 인한 연쇄 사고 등을 막을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시연을 기반으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를 5G-V2X 자율주행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5G망, C-ITS 기술뿐만 아니라 LG전자의 5G-V2X 통신단말, 5G 기반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저지연 통신 기술, 자율주행·캐빈 솔루션·시뮬레이터·셔틀과의 기술 융합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부사장)은 “자율주행의 4대 기술로 꼽히는 차량제어, 경로생성, 상황인지, 위치정보 중 차량제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 영역에서 5G 통신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라며 “특히 업계에서 유일하게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 C-ITS 기술의 양적·질적 고도화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점진적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ACE Lab 특훈교수는 “차랑이 다른 차량·사물·도로인프라와 통신하는 기술은 자율주행 연구에서 빛과 소금 같은 것"이라며 "통신으로 교통신호를 받으면 자율주행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안정성도 올라가고 또 자율차 카메라 센서 인식의 장애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비용·인력 등의 자원도 절감할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상용 서비스 가격을 내려줘 자율주행 시대 대중화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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