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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가 지난 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7조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지만 상반기까지 수주 목표 달성률이 평균 31%에 그쳤던 탓에 올해 수주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방위사업청이 조선사에 뿌린 약 15억달러어치의 특수선 일감은 업계 단비와도 같았다. 몇 주 새 쏟아지는 발주에 국내 조선 3사는 약 7조원을 거둬들였다. 그럼에도 3개사의 체감도는 제각각이다.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상당 부분 채울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빈자리가 큰 곳도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달 말부터 15일까지 33척, 약 6조9000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1만5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1척과 이지스함 1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1척과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 현대미포조선은 MR탱커 2척을 수주하며 23억6100만달러의 수확을 거뒀다.
대우조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2척, 잠수함 1척으로 20억6396억달러를, 삼성중공업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과 LNG운반선 2척으로 13억2600만달러를 확보했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특수선 선가는 일반 상선에 비해 높게 책정돼 지난해보다 상선 수주실적이 부진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은 각각 척당 1조원, 7000억원으로 삼성중공업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대 크기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선(척당 1833억원) 보다 훨씬 높다.
다만 올해의 4분의 3을 지난 시점임을 고려하면 조선 3사 모두 올해 목표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반기까지 수주 목표 달성률이 평균 31%에 그쳤던 탓에 각 사별로 수주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은 상반기 이후 2배의 수주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밑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까지 77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이는 올해 전체 목표인 159억달러의 4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대우조선은 50억3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며 올해 목표 83억7000만달러의 약 60%를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78억달러와 견줘 69%에 해당하는 규모인 54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채웠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과 비교하면 가장 월등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그리스 캐피털해운으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LNG 추진 VLCC 14척 건조 계약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도 연내 발주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발주량만 100척에 달하는 카타르의 연내 발주가 성사된다면 국내 조선 3사가 독식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 예정된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해 약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의 연내 발주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올해 예정된 발주들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더라도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내년 수주실적에라도 반영되게 하기 위해 현재 경합 중인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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