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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운 미디어펜 논설위원 |
국회를 해산하라는 추석 민심의 추상같은 컨센서스
국회의원들은 늘 지역구와 연결되어 활동을 하고 민심을 듣는다. 그러나 집중적으로 듣는 시간은 주말이고 명절 때다. 특히 명절 때는 전국 각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고향으로 모여들어 가족 친지끼리 의견을 나누니 민족의 대 컨센서스가 이루어지는 때이기에 그 의견은 더욱 소중하다.
이번 추석 때 국회의원들이 듣고 왔다는 민심의 최대공약수는 ‘이럴 거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민심이 험악하다. 2012년 4.11총선으로 출범한 19대 국회는 법안 처리 등등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무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 대 독재 구도가 사라진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시대착오적으로 국회를 내팽개치고 광장에서 살림을 차린 듯한 모양새속에 법안 심의나 국정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해산할 길은 없다. 대통령의 국회해산권도 독재를 우려하여 없애버린지 오래다. 따라서 헌법적 방법으로는 국회해산의 길이 없는데도 국회해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민심이 가히 혁명 전야의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경제학자 미제스는 일찍이 민주주의는 4년마다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바꿀 수 있기에 혁명을 막기 위한 제도이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과연 그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세월호 사고를 기화로 법과 제도를 무시한 채 무리한 요구를 하며 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김영오씨 등 일부 단원고 유가족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가? 제대로 된 아버지였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웠던 사람이 가장 선두에 나서서 투쟁을 이끌고 방한한 프란치스코교황까지 속였다.
일부 단원고 유가족들에 휘둘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가? 10%내외로 추락한 당 지지율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한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광장에 있는 직업적인 소수가 생활에 전념하는 국민 대다수의 대의 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키는 ‘기적’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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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민련 박영선비대위원장의 여권인사 수입실험이 성공할 것인가? 박영원위원장이 추락하는 당지지율을 타개하는 히든카드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당내에선 논란이 거세다. 여아를 넘나들며 변신을 거듭한 이상돈의 영입이 성공하려면 광장정치를 걷어내고, 국회복귀로 민심을 얻어야 한다. 이상돈씨(뒷줄왼쪽)가 지난 3월 새정치연합 윤여준의장과 한 정치토크쇼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궁여지책–외부 정치인의 수입
국민이 정치에 대해 불평을 터뜨릴 때 흔히 정치인도 수입해 오라고 한다. 과거 히딩크를 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영입해 4강 신화를 일궈냈듯이…. 오죽하면 이런 이야기까지 나올까? 농담처럼 내뱉는 이 말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듯하다. 당 지지율이 10% 내외로 떨어지고 추석민심이 폭발 직전이니 새로운 인물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수혈, 아니 수입(45% 지지율을 보이는 새누리당에서)한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상돈 씨를 영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돈 교수는 어떤 인물인가? 그는 과거 노무현에 맞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다가 MB가 자신을 몰라주자(?) 친노세력에 맞서 정권교체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유선진당 지지로 돌아선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었던 사람이다. 자신의 저서 《비판적 환경주의자》의 취지와 동떨어지게 성공적으로 끝난 4대강사업을 MB정권 내내 반대했던 사람이다.
또한 박근혜 비대위원장 하에서 비대위원을 하고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다 역시 자신을 몰라주자(?) 이번엔 새민련 비대위원장직을 약조하는 또 다른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변신을 밥먹듯 하는 사람일지라도 재활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눈물겨운 노력과 정치적 상상력이다. 세월호 관련 여야합의를 두 차례나 파기하고 광장에 나가 앉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정한 변신은 ‘약속의 중시’와 민심의 정직한 대변에 있는 데도 말이다.
새민련의 전신인 민주당은 과거 정동영 전 의원이 대선에서 반토막으로 지자 대선 전에 영입했던 손학규 전 의원을 대표로 선출했고, 또 김한길 전 대표 체제에서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자 다시 안철수의 영입과 대표선출로 변신을 꾀하려 했다. 이런 노력들이 가진 긍정적 의미를 애써 찾아 보자면 새민련이 친북노선과 반시장노선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위치에서 벗어나 북한인권과 북한민주화, 시장경제의 인정 등 노선 변환을 이루려 한 점이 일부 읽힌다. 물론 당내 친노세력들 및 북한인권법반대세력들에게 발목이 잡혀 이마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이상돈 씨에게로 바통이 넘어왔다. 단원고 일부 유가족에게도 휘둘리는 중심 잡을 능력도 없는 박영선 체제에서 그런 변환을 이뤄낼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니 문재인 정청래 의원등이 9.11테러사건에 버금가는 충격이라고 반대하고, 54명의 국회의원이 연판장에 서명하는 상황에서 이상돈 체제가 삼일천하, 아니 일일천하 이상을 갈지도 미지수이긴 마찬가지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이상돈 비대위원장 체제의 출범과 동시에 국회 속으로
정치에서 변신의 놀라움은 필요하다. 하지만 놀라움의 연속은 식상하다. 근본적으로 민심을 대변하는 정직한 정치, 약속을 중시하는 신뢰의 정치가 없는 충격요법은 한계가 있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절규는 두 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양치기 소년의 세 번째 절규에는 사람들이 외면했고 그는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이처럼 진정성 없는 무한 반복은 통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공학에 능수능란한 이들은 반대당의 이점을 이야기한다. 집권당에 반대해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은 연합전선을 펼 수 있고 따라서 선거 때만 되면 합종연횡을 하면 그뿐이라고. 때문에 그저 집토끼를 잡는데만 주력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공학에조차 기댈 수 없는 것이 새민련 지도부의 입장이다. 국민의 지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기억력이 그렇게 간단히 무시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민련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으로부터 정치인을 수입해 오는 일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박영선 새민련 원내대표의 변신 노력이(두 번이나 일부 단원고 유가족에게 발목을 잡혔지만) 이번에는 제발 성공하길 바란다.
또 이번 기회에 새민련이 의심을 받고 있는 노선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노선으로 되돌아 오고 북한민주화와 북한인권에 앞장 서는 당으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그 위에서 여야간 제대로 된 경쟁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그 첫 출발은 수입정치인 이상돈 비대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광장 천막을 당장 걷고 국회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박종운 미디어펜 논설위원, 시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