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의 개념을 정치·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장해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 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이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미·중 문명전쟁, 한국 기업의 성장전략은?'이란 주제로 개최된 '미디어펜 창간 8주년 비전포럼 2019'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의 신봉쇄 전략과 글로벌 무역 질서'를 주제로 미·중의 패권 전쟁의 영향을 분석했다.

정인교 교수는 △미중 '미니딜' △미중 문명전쟁과 신봉쇄정책 △미중갈등의 장기화 △중국, G2와 '중국몽'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세계 무역질서 재편과 한국 경제 등의 내용으로 최근 세계 경제 상황과 우리가 처한 현실을 조명했다.

정인교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글로벌 밸류체인에 의존해 수출을 했는데 (이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외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의 외교통상정책과 협정에 대한 인식 강화, 국제적 사안에 대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 세션에서는 경제·학계 전문가들이 미·중 문제에 대한 다양한 역학관계를 조명했다. 조성환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왜? 미·중 문명전쟁에 주목하는가',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 현황과 전망', 심윤섭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달라진 비즈니스 환경과 시사점'의 내용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경제 현상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의 조기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위기 속에서 우리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국가적 위기 관리 등 우리의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의 사회로 정인교 교수와 조성환 교수, 서진교 선임연구위원, 심윤섭 연구위원이 미·중 문제로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경제 현안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현진권 대표는 “세계 각국은 미·중 경제 전쟁에서 어떻게 대응을 잘할까 하는 정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우리는 사회적 담론으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문명전쟁 속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비전포럼 2019에는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를 비롯해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삼성·현대차·SK·LG 등 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