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쌍용자동차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3분기 적자폭은 더 커졌고 시장환경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판로 확대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려야하지만 이마저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내수는 전차종의 차가 경쟁상대 차량의 등장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기존 주력판매 차종의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28일 쌍용차에 따르면 올 3분기 10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20억원 적자)의 4배 이상, 전분기(491억원 적자)의 2배 이상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당기순손실도 1079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8364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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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차 |
회사 측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둔화 및 내수시장 침체, 경쟁 심화 등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쌍용차의 3분기 판매는 3만11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의 감소를 보였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대수로는 티볼리의 판매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내수 판매의 주축을 담당했던 티볼리는 지난해 3분기 1만476대에서 올 3분기 7877대로 24.8%나 판매가 줄었다.
경쟁이 치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기아자동차 셀토스와 현대자동차 베뉴가 새로 진입하며 쌍용차 티볼리에 치명타를 입힌 것이다.
7월까지만 해도 월 3000~4000대씩 팔리던 티볼리는 기아차의 고급화전략과 현대차의 가성비전략의 산물인 셀토스·베뉴가 출시된 8월 이후 2000여대까지 판매가 줄었다.
수익성면에서 좋은 플래그십 모델 대형SUV G4렉스턴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147대에서 올 3분기 2806대로 32.3%나 감소했다.
G4렉스턴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계속해서 판매가 감소하다가 9월 기아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출시 이후에는 더 큰 판매부진을 보이며 월 1000대 미만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높은 가성비로 1만대 이상(1만394대) 판매됐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올 3분기 판매는 11.5% 감소한 9198대였다.
같은 차급에 신차들이 대기 중이고 모델 노후화 요인이 있긴 하지만 올해 초장축 버전인 렉스턴 스포츠 칸이 합류하며 분위기 전환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많이 판매된 숫자로 보기에는 힘든 실적이다.
국내픽업트럭시장은 한국지엠이 레저용 픽업트럭 콜로라도 출시이후 인기를 끌고 있고 수입차 브랜드도 신모델 도입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가성비로 밀고나가던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출시된 코란도 풀체인지 모델이 3분기 4061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369.5%의 판매 증가를 보이긴 했지만 기존 모델들의 판매 감소를 만회하긴 부족한 모습이다.
더욱이 코란도가 내수시장에서 준중형SUV와 중형SUV모두를 상대해야 되는 것도 힘겨운 싸움이다. 경쟁모델에 현대차의 투싼과 싼타페가 있고 기아차에 스포티지와 쏘렌토가 버티고 있다. 가성비를 노린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도 치열한 경쟁자다.
이런 상황에서 코란도의 선전은 높이 평가돼야 하지만 전반적인 실적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판매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할인과 옵션 무상제공 등을 진행하며 판매비용이 증가한 것은 수익성 악화로 연결돼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SUV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비용의 증가도 손실을 키우기는 했겠지만 판로망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올 3분기 수출은 7106대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오히려 17.1%나 줄었다.
몇해전 중국시장에 새롭게 진출을 준비했지만 한국과 중국의 문제로 정지된 상태고 유럽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산업수요 위축과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감소 여파로 손실이 확대됐다"며 "고강도 쇄신책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함께 적극적인 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을 통한 경영정상화 작업에 적극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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