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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최대 부유식 LNG생산설비 '프렐류드 FLNG'.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 선방에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해 뚜렷한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해양플랜트 업황이 예년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일감 확보에 혈안이 된 중국 등 경쟁 기업이 가격 경쟁력으로 발주 기업들을 유혹하며 국내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3사는 LNG선을 싹쓸이 수주하고 있는 반면 해양플랜트 수주는 단 1건이다. 조선업계는 눈 앞의 실적보다 미래 경쟁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를 설계부터 건조까지 하는 1조7000억원 규모의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실패했다.
사업자로는 일본 미쓰이해양개발이 선정됐다. 미쓰이해양개발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플랜트 건조를 중국 다롄조선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낮은 인건비로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과 일본 협업에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유가가 오르며 주춤했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다시 시작됐지만 한국 해양플랜트 사업은 여전히 사정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지원을 업은 중국 조선사들은 국내 응찰 가격 보다 20% 낮게 책정해 입찰 경쟁서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며 "중국의 인건비는 한국의 약 2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 3사는 2017년 요한 카스트버그, 멕시코만 비토 등 주요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번번이 중국·싱가포르 업체에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4억5000만달러 규모 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한 건이 전부였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끊겼다.
한국 조선은 LNG선 중심 수주 선방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힘겨워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올해 발주된 LNG선 중 국내 조선 3사가 80%가량인 51척(건조의향서 포함)을 수주할 만큼 선방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달까지 24척, 대우조선해양이 9척, 삼성중공업이 18척이었다.
그럼에도 수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 탓에 완전한 업황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현대삼호중공업은 57.1%, 현대미포조선은 56.2%, 현대중공업은 47.5%의 달성률을, 대우조선해양은 60%의 달성률에 그치고 있다. 유일하게 인도 릴라이언스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1척 수주를 체결한 삼성중공업만이 올해 수주목표의 73.7%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연내 입찰결과 발표가 유력한 유전개발 프로젝트는 베트남 블록B 해양가스생산설비와 캐나다 키스파,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FPSO 프로젝트 등이 있다. 하지만 해양 부문은 금액이 큰 데다 유가 변동폭이 큰 탓에 발주사들이 움츠러들고 있어 신규 수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눈앞의 실적을 위해선 해양 부문 투자를 축소해야 하지만 미래 경쟁력을 포기하면 향후 실적 발목을 잡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해양 분야 유지비와 인건비 등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나 기술력 하나로 버티고 있는 한국 조선 입장에선 기술투자와 수주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수주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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