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우리는 정부에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금융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미디어펜이 '한국금융의 미래와 규제혁신'을 주제로 진행한 포럼에서 경제 석학들이 금융 규제의 문제점과 미래를 고민했다.

미디어펜은 ‘한국금융의 미래와 규제혁신’이라는 주제로 2019 금융포럼을 18일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에 걸쳐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강연 이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최공필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센터장이 사회자로 나섰다. 이어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규제보다는 시장 자율성이 확보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리 인하 등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정부에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가져 금융 규제의 혁신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시장이 매우 힘든 상황인데 금융 당국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규제를 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을 관리, 또 소비자를 보호하는 면도 있다"며 "이에 규제의 일관성이 적어 보험업계들이 자리를 많이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규제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며 "규제가 금융기관 관리인지, 소비자 보호인지 큰 틀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규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최 센터장은 "정부에 규제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금융당국이 세부적으로 규제에 차별화를 두는점을 기대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첨언했다.

이어 "관료가 사실상 규제 시스템의 핵심인데 기관 중심의 시스템 말고 밑에 깔려 있는 자본시장도 제대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가 굉장히 복잡하게 엮여 있는 규제라, 이를 개선해야 하는데 있어서 시장 작동도 면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태 교수는 "규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서비스 수수료 운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최근 금융은 빅데이터의 영향 많이 받고 있고, 핀테크 등 그간 볼 수 없었던 시장이 개척되고 있는데 자꾸 정부가 이를 못하게 해규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서지용 교수는 "최근 저금리 기조화에서 자금이 남아돌고 대기업같은 경우엔 돈이 너무 많아도 투자 안한다고 한다"며 "그러나 시장에 나오면 기업은 돈이 없다하고 소비자들은 금융지원 받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자금이 시장에 안돌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런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해야할 역할이다"며 "미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쓰지 않으며, 민간기업 투자하거나 돈빌려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반대로 정부의 정책자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해, 민간 기관도 관치 금융에 길들여져있어 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며 "금융기관은 시장 플레이어로서 게임메이커로 조율하는 역할만 해야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잘할 수 있도록 박수쳐주고 격려해야하고, 돈이 잘 돌아가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