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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과 HUG의 분양가 규제로 '로또 청약'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서울 새 아파트 청약 당첨 합격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3040세대들은 한숨만 깊어진다. 3040세대는 서울에서 청약 당첨이 되기 위한 평균 가점을 받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청약으로 새 아파트를 얻기가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약 시장 내 과열 현상이 짙어지면서 청약 당첨 가점이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최저가점과 평균가점은 각각 67점, 68.5점으로 올해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가장 높은 청약 점수를 기록한 시기는 6월 초·중순에서 7월 초로 최저점이 68점, 평균 가점이 69.7점에 달한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처음 언급한 시기다.
최근 롯데건설이 강남구 대치동에 분양한 '르엘 대치'는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최저 64점~최고 69점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청약 당첨 합격 라인은 최저69점~최고 79점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인 지난 9월 말 삼성물산이 강남구 삼성동에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는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 64점~최고 79점에 달했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79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나오는 만점(84점)에 가까운 점수다. 69점은 4인 가구가 채울 수 있는 최고 가점이다. 부양가족 3명, 무주택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을 모두 채워야 69점을 받을 수 있다. 64점은 3인 가족 구성원으로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배우자와 자녀 등 부양가족 2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향후 청약 경쟁률을 비롯해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라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공급 감소 우려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로또 청약' 열기가 갈수록 더해질 것이라는 것. 상한제 적용 지역은 최장 10년간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기간 부여 등 규제를 받기 때문에 상한제 유예 기간 동안 청약을 넣고자 하는 고가점자가 몰리는 원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3040세대가 받을 수 있는 가점은 한정적이라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청약통장은 지난 10월 말 기준 588만5251개다. 매달 꾸준히 증가해 1년 만에 24만개 늘어날 정도로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전용 85㎡ 미만 아파트는 100% 가점제로만 청약 당첨자를 가린다. 최근 서울에서 당첨 가능한 최저 점수인 60점대를 넘기려면 배우자와 자녀 포함해 3인 가족이면서 무주택자로 15년,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15년을 채워야 한다. 부양가족이 1명이면 60점을 넘지 못한다.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 이후부터 계산돼 15년을 더하면 45세 이후부터 60점대 점수가 가능해진다. 3인 가족 기준,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청약 가점은 52점에 불과해 서울 평균 최저 가점에 미치지도 못한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자녀수를 2~4명 늘리지 않는 한 30대와 40대 초반은 60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이에 30대는 최근 청약으로 새 아파트 대신 기존 서울 구축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서울 아파트 매입이 2581건(비중 31.2%)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0대가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서울 아파트 매입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 안정과 실수요자들을 위해 내놓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오히려 무주택자이면서 내 집 마련을 절실하게 원하는 30대, 40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상한제 시행 여파로 청약 시장이 더 과열돼 30대, 40대들의 청약 당첨 확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서울은 상한제 유예기간 이후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하면서 상한제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내년 4월 전에 청약을 노리는 고가점자들이 많아졌다"며 "상한제 적용 지역은 향후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다자녀를 두지 않는 30대와 40대들은 당분간 서울에서 청약 당첨이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40~50점대 청약가점을 보유하고 있는 30대, 40대들은 상한제 비적용 지역과 수도권 택지지구로 청약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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