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차세대 반도체 EVU 공정 불확실성 감소…미래 전략에도 긍정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일본이 포토레지스트(감광제)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반도체 코리아의’ 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파운드리와 차세대 D램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래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 생산라인의 클린룸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 경제산업성은 20일 한국에 수출되는 포토레지스트를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포괄허가취급요령 일부 개정령을 공시했다.

포토레지스트가 개별허가 대상에서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되면서 한국 수출 허가 절차가 다소 완화된다. 포괄허가는 일반·특별일반·특정 등 3종류로 나뉜다.

가장 단은 단계의 특정 포괄허가의 경우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관리지침 준수 여부 등을 따져 인증하는 ICP(자율준수프로그램) 수출기업은 특정 수입업체와 1차례 허가로 3년간 거래가 가능하다. 특정 수입업체는 6차례 이상의 개별허가 실적을 쌓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한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3개 품목을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했다. 이후 관련 소재의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국내 반도체 업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규제 완화에 대한 세부 내용 파악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별허가가 특정포괄허가로 바뀌면서 포토레지스트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앞서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가 우리 반도체 산업에 가장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소재로 꼽혔다. 수입 다변화와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다. 포토레지스트는 EUV 노광공정에서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된다.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90%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의 불확실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등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가 파운드리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포토레지스트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전략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5나노 파운드리 공정까지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SK 하이닉스 역시 EUV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이천 캠퍼스에 조성하고 있는 M16에 EUV 전용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인 M16을 미래 성장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포토레지스트 수급에 대한 불안감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EVU 공정에서 포토레지스트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완화로) 불확실성의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미래 반도체 전략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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