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달 28~31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입지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의 핵심인 정치국의 위원과 후보위원, 당 부위원장과 부장 상당수를 물갈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여정이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다고 전하면서 해당 부서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당 선전선동부 1부부장이던 김여정에 대한 새로운 임명 소식을 밝힌 점에서 ‘당내 서열 1위 부서’인 조직지도부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이번에 당 정치국 위원을 비롯해 77명을 새롭게 선출하는 인사를 단행해 발표했지만 소환‧해임자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3인방’은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이자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출신 리병철, 당 근로단체부 부장 출신 리일환, 내각 부총리 출신 김덕훈이다. 

리병철은 김정은정권에서 핵무기 등 무기 개발을 지휘한 인물로 올해 북한이 시험해온 전술무기의 성공에 대한 승진인사 대상자로 보인다. 당 제1부부장에서 일약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급상승했다.

리일환은 이번에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당 부장도 겸임해 근로단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되며, 김덕훈은 북한의 경제사령부 격인 내각에서 경제 전반을 이끌어왔다.

지난 2년간 북미 협상을 이끌어온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에 해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사람은 전원회의 나흘간 당 정치국 위원 자격으로 주석단에 자리했지만 회이 직후 북한 매체가 공개한 단체 기념촬영에서는 빠졌다. 반면 최선희 외무성 1부상은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수용 국제부장 후임으로는 정치국 부장 15여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임명된 김형준 전 러시아대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무성 부상이었다가 2014년부터 러시아대사로 활동한 김형준은 이번에 당 부위원장 겸 당 부장에 전격 임명된 만큼 이번에 당의 국제담당 업무를 전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정치국 부장은 10명 이상이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수용의 교체는 올해로 만 80세가 되는 고령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연준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소환‧해임도 고령 탓으로 보인다. 새 검열위원장은 양강도 당위원장이었던 리상원으로 교체됐다. 양강도 당위원장은 김영환이 임명됐다. 김여정의 후임으로 새 선전선동부 1부부장은 리영식이 됐다. 

최부일 인민보안상이 당 부장으로 이동한 것도 눈길을 끈다. 최부일은 김 위원장의 유년시절 농구를 함께 오랜 인맥을 쌓은 최측근으로 2013년부터 현직에서 활동했다. 부정부패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국내 언론이 보도한 오일정도 당 부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리해보면 정치국 위원 3명은 리병철 당 1부부장, 리일환 당 부장, 김덕훈 내각 부총리이다. 정치국 후보위원 6명은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상, 박정천 총참모장, 김형준 전 러시아대사, 허철만, 리호림 북한적십자 중앙위 서기장, 김일철이다. 

당 부위원장 4명은 리일환 당 부장, 김형준 전 러시아대사, 리병철 당 1부부장, 김덕훈 내각 부총리이다. 당 부장 중 새로 임명된 10명은 리일환, 김형준, 최휘, 리병철, 김덕훈, 최부일, 허철만, 리호림, 한광상, 오일정이다. 기존 부장이던 박광호, 김평해, 리수용, 태종수가 기념사진에서 사라졌다

새로 임명된 당 제1부부장 4명은 김동일 당 부장, 리영길 전 총참모장, 김여정 당 1부부장, 김영식 당 1부부장이다.

국가기관에서 새로 임명된 사람은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에 김일철, 석탄공업상에 전학철, 문화상은 전명식, 국가과학원장에 김승진(장관급)이 새로 임명됐다. 

당 중앙위원회는 위원 20명, 후보위원 24명 등 총 44명을 보선했다. 김형준, 한광상 등 후보위원 11명이 승격했고, 허철만, 리호림 등 직접 보선 9명 등 총 20명이 보선됐다. 후보우원에는 장광명, 전현철 등이 선출됐다.

전원회의 기념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단체사진 촬영에 빠진 인물은 기존 정치국 위원 중 박광호, 김평해, 리수용, 태종수, 안정수, 로두철, 리용호이다.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조연준, 로광철, 리명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