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패스트트랙 법안 아닌 민생법안 우선 처리 요구

민주당 수용에 급한 불 껐지만 향후 충돌 불씨는 여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자유한국당이 6일 검경수사권 조정안, 유치원 3법 등 남은 패스트트랙 법안이 아닌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는 9일로 연기됐다. 당초 양측의 첨예한 입장 대립으로 ‘필리버스터 대치’가 재연될 수도 있었지만, 충돌은 일단 피했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본회의를 9일 정상적으로 열어 민생법안부터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했다”며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풀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도 오후 6~7시쯤 쪼개기 국회를 계속 할 생각이었다”면서 “한국당은 새해벽두부터 이러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니 오늘은 넘기자, 7일과 8일 예정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부터 하고 순리적으로 (법안 처리를) 하는 게 낫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를 생각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포항지진피해 규명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저희 요구로 통과시킨 사례가 있다. 민생법안에 대해선 이러한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은 위헌 법안이기 때문에 사력을 다해 막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민생법안 처리가 미뤄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민생법안을 9일 당장 올려서 시급하게 먼저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이를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 국회 날치기 처리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면 9일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게 제대로 된 사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향해서도 “그동안 예산안부터 시작해 일방적으로 날치기 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 새 출발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문 의장이 사과의 말씀을 해주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 이날의 충돌은 넘어갔지만, 향후 남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과정에서 양측의 대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9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예정대로 상정하고, 유치원 3법도 이어 처리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한국당은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계획만 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수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9일과 10일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법안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고, 한국당은 민생법안만 먼저 처리하겠다는 것이라 그 사이에서 어떻게 서로 접점을 찾을지 이야기를 좀 더 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