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벤츠 이사회 의장 기조연설서 언급
[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김태우 기자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및 메르세데스 벤츠 AG 이사회 의장이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의 대중화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일환으로 PAV(개인용 비행체) 기반의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경쟁사가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한국 부품사와의 협력관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CES 2020 개막 기조연설에서는 현대차를 비롯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을 겨냥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칼레니우스 의장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시어터에서 '지속 가능한 모던 럭셔리-넥스트 챕터'를 주제로 가진 기조연설에서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2020년 하늘을 나는 차를 타고 이동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을 언급하며 "물론 하늘을 나는 이동 수단이 이미 존재하긴 한다. 훌륭한 창업가 팀이 만든 '볼로콥터(Volocopter)를 예로 들 수 있겠다"면서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같은 이동수단을 표준적인 이동수단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칼레니우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를 공개하고 2028년까지 상용화시키겠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이뤄졌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조연설을 통해 이뤄진 발언이라 다분히 현대차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자동차가 대단한 발전을 이뤄내고 여전히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또 다른 기술 분야가 있는데, 바로 연결성(connectivity)"이라며, 비행체보다는 커넥트카가 미래 자동차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개인용 모빌리티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감소세가 아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9년 연속 증가를 기록했고, 4년 연속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1위를 기록한 저희의 2019년 매출 자료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벤츠의 도발에 현대차측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에 위협을 느꼈기에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냐며 나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금 당장의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보일 수 있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측면에서는 도전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UAM 육성 전략이 업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깎아내릴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벤츠를 긴장시킬 정도로 반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