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과학기술 현장에서 새해 첫 부처 업무보고를 시작, 혁신 DNA와 과학기술 강국 실현 방안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정부부처, 과학기술인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며 “경제성장을 이끌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대덕연구단지는 50여년 전부터 대한민국의 혁신과 변화를 상징하는 장소이며, ETRI는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와 메모리반도체(DRAM) 개발 등 우리나라를 과학기술과 ICT 강국으로 변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곳이다.
청와대는 새해 첫 업무보고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의 산실인 ETRI에서 시작한 것은 D‧N‧A((Data, Network(5G), AI)와 과학기술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산업 전반의 혁신과 성장, 확실한 변화를 이끌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과학기술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세계 최초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의 성과와 경험을 소개받고 감사와 격려의 뜻을 표명했다.
간담회에는 미세먼지 관측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급 인공위성인 천리안2B호 개발에 참여한 항공우주연구원 강금실 박사,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KAIST 유회준 교수, ‘사이언스’지가 2019년 세계 최고 연구성과로 선정한 인류 최초의 블랙홀 관측 연구에 참여해 온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 기존 바이오 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한 100%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 등이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ETRI 1층 과학기술인 간담회장 앞에 설치된 천리안위성 2B호 모형 앞에서 강금실 항공우주연구원 위성탑재체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부터 설명도 직접 들었다.
강 책임연구원은 “천리안위성 2B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기지 발사장에서 발사할 예정”이라며 “임무 수명은 10년으로 환경탑재체와 해양탑재체를 장착하게 되는데 환경탑재체를 이용하면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상에서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오염물질을 측정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감탄하며 “이런 미세먼지 국경간의 이동 상황을 세계 최초로 관측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냐”고 물었고, 강 연구원은 “상시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생 장소도 장시간으로 관측하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가축전염병을 조기에 발견・예방하는 ’팜스플랜(Farmsplan)‘ 시연에 참여해 인공지능이 첨단미래산업의 선도는 물론 농업과 같은 전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까지 높이는 사례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실제 팜스플랜을 이용하고 있는 농장주 김건호 대표는 화상통화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CCTV와 데이터만으로도 농장관리가 쉬워지는 것이 대단히 획기적”이라며 “폐사율이나 약값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의해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30~50%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경노겸 대표는 “지금 시연은 돼지로만 했지만 닭과 소로 확장해나가고 있고, 조만간 말레이시아에서는 돼지와 닭 농장은 저희가 다 관리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과학기술강국, AI 일등국가를 보고했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합동으로 혁신적인 방송통신 생태계 구축의 2개 주제를 보고했다.
|
|
|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미세먼지 관측위성인 '천리안위성 2B호' 1/3축소모형을 보고 있다./청와대
|
과기정통부는 국가연구개발투자 24조원 시대 개막에 따른 다부처 협업 투자 확대, 바이오헬스·우주·에너지·소재부품·양자기술 등 전략기술 집중투자, 세종과학 펠로우십 신설 등 젊은 과학자를 세계적 과학자로 키우기 위한 지원 확대 방안 등을 보고했다.
특히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효과를 조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데이터의 연계‧융합을 통한 데이터의 본격 활용, 인공지능 핵심기술 확보 및 인재 양성, 산업‧사회 전반에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 확산을 위한 범부처 AI 10대 프로젝트,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 등 민관합동 30조원 투자계획을 보고했다.
또한 시행 1주년을 맞는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인공지능, 5G 등 전략분야의 시장창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범부처 협의체(TF)를 구성하고 ‘(가칭) 디지털 미디어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3월까지 수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민간 주도의 혁신적인 시장 조성을 위한 최소규제 원칙 확립, 한류 콘텐츠 기반의 신남방 국가와 교류‧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민간의 자율성‧창의성을 뒷받침하고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 간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범부처 협업과제들이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미디어 분야의 광고·협찬·편성 등 낡은 규제의 전면 혁신을 통한 미래지향적 미디어 정책 수립, 글로벌 사업자와의 규제 형평성 제고를 통한 공정경쟁 환경조성과 인공지능 시대에 발생 가능한 역기능 사전대응 등 이용자 보호방안 등에 대해 중점 보고했다.
업무보고에서는 과학기술 연구자, 인공지능․데이터 현장 개발자, 한류콘텐츠 제작자 등이 참석하여 자유로운 질의와 응답을 이어나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부처 업무보고의 모두 인사는 제가 하지만, 마무리 말씀은 총리께서 해 주시겠다”고 말했고, 이러한 대통령의 취지에 따라 이날 업무보고의 마무리발언은 정세균 총리가 하게 됐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이 3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우등생이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도 우등생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며 “오늘 업무보고 내용은 그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젊은 과학자와 여성 과학자가 많이 있어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국회에서 데이터3법을 처리했는데, 민·관·국회가 힘을 합친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도 대한민국이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데이터3법 처리의 유용성을 국민께서 느낄 수 있도록 성과를 내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또 “규제혁파가 가장 시급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에서 선두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규제혁파가 되어야 하는데 공직사회가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차 산업혁명에서 추격전략,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역할로 최고치에 다다랐다면 이제는 선도적으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정 총리는 “AI 인재 양성도 시급하다. 우리가 400여 명의 인재가 있는데, 미국은 1만 명, 중국은 2천 5백 명이라고 한다. 우수인재 양성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밝은 면과 다른 그림자, 즉 역기능에 대해서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미리 대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