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지엠과 다른 입장차이… 쌍용차, 포드와 제휴성사가 미래 열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방한해 쌍용차 노조와 KDB산업은행, 정부 관계자 등을 차례로 만나면서 향후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힌드라는 3년후 쌍용차의 적자 탈출을 위해 산업은행이 2000억원 가량 지원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엔카 사장은 지난 16일 인천공항 입국후 곧바로 평택 쌍용차 본사를 찾아 경영진과 노조위원장 등을 면담하고 향후 투자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2022년 흑자전환을 위해 5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 2300억원은 마힌드라 지원금액이고, 쌍용차 측은 성과금 반납 등의 자체 자구안으로 1000억원 가량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엔카 사장이 말한 5000억원 자금 중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3300억원을 제외하고 추가로 외부지원이 17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고엔카 사장은 이런 추가자금을 산은의 외부지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산은은 이 같은 마힌드라의 입장에 난감해 하고 있다. 

산은이 2대 주주로 있는 한국지엠과 달리 쌍용차에게는 주채권은행일 뿐이라는 입장차이 때문이다. 고엔카 사장이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구체적인 금액을 논의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으로 산은이 지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산은의 1000억원 지원에 힘을 실었던 정부측 인사들이 이번에는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쉽게 결정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도 고엔카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문제다”며 “미래차 전략을 잘 세우고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국민을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쌍용차 내부에선 일자리와 관련해 압박하는 움직임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복직해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가 2010년에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투자는 대부분 내부 자금으로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에 대한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미래차에 대한 대비다.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쌍용차는 비용절감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지 않고 전기차를 바로 출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특히 쌍용차는 올해 신차 출시 없이 내년 전기차를 바로 출시할 계획이다.

더욱이 고엔카 사장은 이번 방한에서 직원들에게 쌍용차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투자 계획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한 만큼 올해의 보릿고개를 잘 넘긴다면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쌍용차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세운 3년 목표에 맞춰 사업계획을 작성할 예정이다. 관건은 포드와 제휴 성사다. 이 부분이 결정 된다면 쌍용차가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쌍용차의 시장 확장이 가능해진 다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포드 인도공장 인수한 것을 계기로 쌍용차와 포드의 제휴를 검토 중이다. 쌍용차가 뚫지 못한 필리핀 등 아태 지역에서 포드 네트워크를 통해 활로를 뚫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쌍용차지만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만큼 고비를 잘 넘긴다면 향후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더욱이 포드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판로까지 확보된다면 과거의 쌍용차의 영광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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