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20차 교섭 진행…"안 사장 적극 협상 의지 드러내"
기본급 인상폭·임금체계개편 두고 갈등 커
   
▲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 10월 16일 총파업을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지난해 노사간 평행선을 달린 현대제철 임금교섭이 재개됐다. 지난해 기본급과 임금체계개편을 두고 갈등을 빚은데 이어 노조 지도부 교체까지 겹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협상에 팔을 걷어 부친 가운데 노사가 2월 내 타결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오는 30일 20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이 해를 넘겨 임금교섭을 한 것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21일 안동일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재상견례를 가졌다. 노조는 소식지에 "안 사장이 현 집행부와 최대한 의견을 맞추기 위해 향후 교섭에도 참석하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십여차례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노조가 48시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사측은 같은해 12월 10일 사측이 처음으로 제시한 임금안을 노조가 거부하자 더 이상의 교섭은 무의미하다며 교섭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교섭 중단 이후 노조 집행부 선거로 뽑힌 새 집행부가 이달부터 교섭을 맡게된다. 전년도 노조 집행부의 요구사항은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성과급(영업이익의 15%) 지급 △정년연장 등이다. 사측은 기본급 3만4108원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아울러 사측은 현재 격월로 지급 중인 상여금을 반으로 나눠 매달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전 집행부와 다른 요구를 할지는 30일 본격 협상에 돌입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양재동 가이드라인'에 상관없이 임단협에 나선다는 의지를 여전히 공고히 하고 있다. 양재동 가이드라인은 현대차 노사가 합의하면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노사가 합의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말 임단협에 성공했다. 

노조는 "언제부터인가 해를 넘기는 교섭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것은 현대차 가이드라인 때문이란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30년 전부터 현대차그룹의 회사사정이 좋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원칙과 상식을 깨는 교섭을 사측에서 지속하는 한 노사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노사 모두 협상이 지연된 만큼 조만간 합의점을 내놓는 한편 현대제철의 실적 악화로 과도한 임금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은 물론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영업손실 49억~92억원의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은 2월 내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앞으로의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며 "사측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을 보면 노조가 만족할만한 임금인상은 어려울 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