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외교활동중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시위...국격 훼손에 국제망신

지난 9월 방미 외교 활동을 편 박근혜대통령을 따라 다니며 심술 궂은 훼방꾼 노릇을 한 재미 한인들의 활약상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모국을 한 발이라도 떠나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세계적인 공식(?)도 이들 지칠줄 모르는 한인 활동가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나 봅니다.

이들이 펼친 데모 현장을 잠시 보겠습니다. 9월 21일 오후 4시 뉴욕 맨해튼 파크 애버뉴의 한국 총 영사관 앞에서 동포 300여명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습니다. 데모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검정색 차림에 노랑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었고 세월호 영정 사진도 들고 있었습니다. 데모대의 목표는 박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는듯 했습니다. 박대통령의 사진위에는 퇴진(out)이라는 말과 축출(oust)이라는 단어가 섞여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유엔본부 앞까지 1.5Km 를 행진하면서 <박근혜 아웃>을 외쳤습니다. 어떤 참가자는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 즉사>라는 팻말을 들고 있었고 (비행기가 추락해서 박근혜가 즉사 한것 축하한다는 뜻) 또 다른 참가자는 “죽은 아이 살려내고 너도 당장 죽어라”라는 끔찍한 구호도 외쳤습니다.

 유엔 본부 앞 마무리 집회에서 사회자는 엄마 손을 잡고 딸아온 어린이들을 앞으로 불러내더니 <특별법 제정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라는 구호를 연창케 했습니다. 시위 현장 사진을 보면 이 어린이들은 모두 열살 남짓한 어린이들이 었습니다. 이들 어린이들이 어른들이 선창한 구호들을 따라 외쳤지만 <특별법 제정>이니 <대통령 퇴진>이니 하는 말의 뜻이나 아는지, 딱해 보였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기간중이었던 지난 9월 21일 뉴욕 맨해튼 파크 애버뉴의 한국 총 영사관 앞에서 동포 300여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는 유엔본부 앞까지 1.5Km 를 행진하면서 '박근혜 아웃'을 외쳤다. 이들은 국격은 고사하고 나라망신까지 톡톡히 시켜 동포사회에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광우병 소동때에 동원되었던 유모차 행진의 재판이 뉴욕 한복판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지난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로스앤젤러스에서 열린 제 41회 한인축제에 그랜드 마샬로 초청받은 나경원 의원의 카 퍼레이드 행사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함께 행진, 정치적인 색채라곤 전혀 없는 축제 행사에 소금을 뿌린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카 퍼레이드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나경원의원으로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으나 나의원을 태운 차량뒤에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데모대의 현수막이 따라 다녔다 합니다. 나 의원 차량 옆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박근혜 퇴진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남의 집 잔치판에 재를 뿌리는 어처구니 없는 탈선이었습니다.

어떤 부자가 어느날 두 아들을 불러 큼지막한 금괴를 내 보이며 이 금덩어리의 3분의 2와 12분의 7 중 어느것이 더 크다고 생각하느냐. 큰쪽을 선택한 편에 이 금괴 전부를 주겠다. 5초 이내에 답하라고 했습니다. 한 아들은 12분의 7이 크다고 답했고 다른 아들은 3분의2가 크다고 했습니다.

3분의 2와 12분의 7의 경중을 어떤 방법으로 짧은 시간내에 알수 있을까요. 초등학생 4~5학년만 되어도 머릿속에 공통분모의 개념을 쉽게 떠 올리리라 믿습니다. 3과 12의 공통분모는 12, 따라서 3분의 2는 12분의 8로 환산할 수 있고, 따라서 3분의2쪽이 12분의 7보다 12분의 1이 더 크다는 해답을 쉽사리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3과 12라는 숫자 처럼 배수관계가 성립되면 셈법은 쉽게 풀리지만 분모가 3과 13과 같이 배수관계가 성립되지않는 숫자를 만나면 공통분모의 논리는 힘을 쓸 수가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3과 12와 같은 숫자는 공통분모라는 마당에서 같이 생활할 수 있지만 3과 13과 같은 숫자는 같은 마당에서 살아가는 게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번 박대통령의 방미 기회를 이용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거짓말, 악랄한 정치 공세를 조작, 선전한 단체들은 대한민국이란 모국을 스스로 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단체가 내린 뿌리는 대한민국이란 공통 분모의 영역 밖으로 뻗어 나간 게 분명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의 반정부 데모의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보도된 민족통신의 주요 인사들은 수시로 북한을 방문하고 북쪽의 주장을 앵무새 처럼 실어 날라 왔던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위계획을 사전에 예고한 미시 USA라는 인터넷 게시판은 지난 5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지에 박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비방하는 광고를 싣기 위해 모금운동을 전개한 모체였습니다. 한국 국내에서는 소위 좌파라고 불리는 친북 또는 종북 세력이 총 인구의 약 30%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주에 사는 500만 한인들 중에 이번 박대통령의 방미활동에 쌍심지를 세운 사람들과 행보를 같이한 사람들이 몇 %나 될지, 알 길이 없습니다. 대체로 극소수라는 형용사로 그런 인사들의 볼륨을 얼버 부리긴 하지만 상당수 한인들이 이들의 활동에 동조하는것 만은 사실인듯 합니다.

대한민국이 “어린 학생들을 집단으로 수장(水葬) 시키는 인권 야만국”이라고 악선전하는데 소요되는 광고 자금을 모금하는데, 목표액의 배 이상이 모인 것만 봐도 그 뿌리가 꽤 깊게 내린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지금 부터입니다. 이제까지는 대한민국이란 공통분모 속에서 이런 저런 언쟁과 화해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의 활동상황을 보면 좌와 우가 공존할 수 있는 공통 분모는 거의 완벽하게 막혀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과 비 대한민국 사람들이 미주에서 같은 시기에 살아 왔다는 기록만을 남기겠지요.

최근 한국의 국회는 미주 한인 사회의 형편을 대변하듯 희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회는 9월 26일 여당만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었지만 야당의원의 전원 불참으로 아무런 안건도 처리하지 못한채 곧 산회했습니다. <세월호 법>에 국회가 만 5개월째 발이 묶여 있습니다. 해난 사고의 진상규명과 사고 재발 방지를위한 세월호 입법이 국가의 새해 예산과 국정 감사, 수많은 민생법안등에 우선한다는 진기록을 국회 스스로가 세워가고 있습니다.(참고 여야는 지난9월 30일 세월호법을 가까스로 타결하고, 본회의에 계류중이던 90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식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이런 진기록을 이해 하는데는 공통분모 이론으로 해석하면 쉽게 이해가 될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의 여와 야는 대한민국이란 공통분모를 같히 쓰기를 포기한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야당이 세월호로 부터 해방되지 못하는 한 긴 겨울잠에 빠져 있는 한국의 정국이 제 정신을 차리는 날이 곧 올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의 국내가 증오와 적의로 두 동강이 나있는 한 미주의 한인 사회도 우와 좌가 같은 마당을 쓰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이 글은 재미언론인 양준용씨가 LA라디오코리아에 방송된 것을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