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2028년 2월 9일 아침. 수원에 살고 있는 대기업 임원 홍길동 씨는 아침운동을 마치고 출근을 위해 안방에서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호출한다. 호출된 PBV는 집앞에서 홍 씨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추천을 받은 홍 씨는 이동형 병원 PBV를 불러 Hub로 이동하는 중 간단한 진료와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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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인간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사진=현대차 |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PBV는 탑승객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본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모빌리티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한 이동형 모빌리티다.
홍 씨처럼 병원의 관리를 받을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식당을 불러 끼니를 해결 하며 이동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PBV의 역할이다.
PBV를 통해 진료를 받으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에 도착한 홍 씨는 이곳에서 하늘길을 활용한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의 이동수단인 PAV(개인용 비행체)로 갈아타게 된다.
PAV로 갈아탄 홍 씨는 출근시간의 러시아워 속에서 여유롭게 30분만에 출근을 마치고 회사로 들어갔다.
메가시티화가 심화되며 서울만 하더라도 강북에서 강남까지 출퇴근시간이 1시간이 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이를 통해 혁신적인 시간 단축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이 현상 때문에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시민들의 경우 연평균 102시간의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이동을 위해 실제 소요되는 시간보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이에 약속시간보다 필요이상으로 일찍 움직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된 상황이지만 현대차가 준비한 미래의 이동수단을 활용하게 되면 시간을 단축시키고 보다 많은 여유를 갖고 생활하며 삶의 질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를 위해 준비중인 현대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9일 경기도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CES 2020, 비전과 기술의 간극 메우기 과정'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고태봉 센터장은 "UAM의 대중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며, UAM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선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행보도 시의적절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부터 자율주행, 셔틀까지 다양한 이동수단이 요구되고 있고, 새루운 이동수단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형 드론업체 이항(EHang)이 사람을 실어 나르는 드론 개발에 성공했고, 자동차 및 항공 업체들도 잇들아 비행체 개발에 나서면서 UAM 상용화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태봉 센터장은 다임러가 독일 플라잉카 제조사 볼로콥터(Volocopter)에 투자한 것과 토요타가 일본 플라잉카 벤처기업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에 투자한 것, 아우디가 에어버스와 합작으로 플라잉카 실증 사업을 벌이는 것을 주요 사례로 들며 "자동차 업체들의 UAM 사업 진출은 대세가 됐고, 현대차가 UAM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결코 무리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가 CES 2020에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공개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자 곧바로 토요타가 미국 전기 플라잉카 스타트업 '조비애비에이션'에 4억달러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자동차 업체가 아닌 종합 모빌리티 업체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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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9일 경기도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CES 2020, 비전과 기술의 간극 메우기 과정'이라는 주제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은 경쟁사들도 따를 수밖에 없는 대세라는 지적이다.
고 센터장은 "UAM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미국 나사(NASA)가 드론 기술을 민간 기업에 공개해 우버와 함께 PAV를 개발했고, 현대차가 대량생산 능력을 이용해 이를 양산하게 된 것"이라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래에는 생산 비중이 자동차 50%, PAV가 30%, 로보틱스가 20%라고 했는데,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평가했다.
고 센터장은 UA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로 구성된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프로젝트가 토요타가 제시한 미래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에 비해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내렸다.
그는 "토요타의 우븐시티는 후지산 자락에 대규모 부지를 별도로 조성해 구축해야 하고 도시의 구성원도 토요타 전현직 임직원, 협력사 임직원, 연구원 등 비 자발적 인원 등으로 한정해야 하는 만큼 완공하더라도 테스트 베드 이상의 정상적인 도시 기능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Hub를 통해 연결되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Hub는 작은 공간으로도 구축이 가능해 광화문에 3개소, 분당에 3개소 정도만 설치해도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토요타에 비해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UAM 사업 합작 파트너인 우버가 대형 건물 옥상을 스카이포트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점도 언급하며 현대차의 모빌리티 비전이 글로벌 확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고 센터장은 국내 전기차 산업을 사실상 현대·기아차가 홀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2018년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한 전기차 업체만 487개에 달한다"면서 "중국은 90%가 망해도 50개가 남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현대·기아차만 살아있다. 현대·기아차가 실패한다면 우리 전기차 산업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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