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난항에 일감 절벽 현실화… 신종 코로나 여파에 생산중단까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문제로 일감절벽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따른 부품수급 문제로 공장가동중단에 들어가며 당분간 실적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의 잦은 파업에 시달리며 부산공장의 생산물량이 꾸준히 줄었다. 여기에 임단협이 빨리 마무리 되지 않으면서 르노 본사로부터 신차 배정도 확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더욱이 얼마 안되는 생산물량조차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슈로 부품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중단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4일부터 임단협 집중교섭에 임하고 있다.

올해 1월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삼성은 전년대비 54.5% 감소한 6233대를 판매했다. 내수가 4303대로 16.8% 줄었고, 수출은 1930대로 무려 77.3% 급감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수출 주력 모델이었던 닛산 로그 위탁 물량은 1230대 선적에 그치며 전년 대비 83%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1월 판매가 65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대규모 구조조정 직후인 지난 2013년 1월(5709대) 이후 7년 만이다. 지난 2012년 르노삼성은 판매 부진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며 8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 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회사 상황에 공감하며 2년 연속 임금 동결을 받아들이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에 2013년 르노 본사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부산공장에 연간 8만대에 달하는 닛산 로그 위탁 물량을 배정했다.

당시 부산공장은 경쟁력 있는 인건비와 안정적인 수급,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주 물량을 따낼 수 있었다. 닛산 로그 수출 물량이 더해지면서 2014년 9월 이후 르노삼성의 월 수출은 한동안 매월 1만대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최근(2018년 이후) 월 판매실적이 1만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노사갈등이 심화되며 글로벌 물량으로 지원받았던 닛산의 로그 생산물량마저 줄어들고 있고 오는 3월 위탁생산이 종료된다. 신차 물량배정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노사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XM3의 국내 출시도 불투명하다. 

앞서 데 로스 모소스 르노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3년전에는 부산공장이 르노 공장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었다"며 "지금은 품질·비용·시간·생산성(QCTP) 측면에서 경쟁력을 많이 상실했다"고 언급하며 부산공장의 경쟁력 악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이어 "르노 본사에서는 (한국 공장은)또 파업이냐는 말이 나온다"며 "르노삼성이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노사 갈등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며 노사가 손잡으면 그룹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사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르노삼성의 신차 XM3의 출시와 함께 기대되는 새로운 글로벌 물량의 확보도 가능하다는 것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닛산 '로그'는 3월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고 꾸준히 감산중이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의 실적부진을 걷고 있고 물량부족에 따른 인력조정도 시행중이다. 

더 문제는 최근 완성차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부품수급문제로 생산중단에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다음 주 11일경부터 공장 가동을 2∼3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춘제 연휴로 공장을 멈춘 중국 업체가 10일 이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알려왔다"며 "공장 재가동에 2∼3일 정도 준비 시간이 걸려 일시적인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중국업체의 부품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시 휴업한 뒤 이후에는 공장을 정상적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르노삼성의 실적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이슈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르노삼성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노사간의 화합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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