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관위 결정 수용하면서도 "더 많은 선택지 있다"

한국당 "정봉주나 선거개입 의혹 3인방이나 매한가지"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봉주 전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4·15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에 대해 “원통하고 서러워서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득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규정은 없지만 (공관위가)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라는 정무적 판단 아래 '감정 처벌'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미투(Me Too)’ 폭로와 관련해 울먹이는 목소리로 "2년 전 이른바 미투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저는 민주당 복당이 막히고 서울시장 출마도 불허되는 '정치적 처벌'을 받았다"면서 "이후 약 2년 가까이 혹독한 재판을 거쳤고 완전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저는 또 이렇게 잘려나간다. 처음엔 이명박 정권에 의해, 그리고 이번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왔던 동료들의 손에 의해"라면서 "저를 잊지 말아달라. 저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제 슬픔을 뒤로 하고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해달라"며 "상급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저를 모함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이 더 이상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정 전 의원은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했지만, 상황에 따라 ‘불복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들은 부적격 판정을 하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던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저는 더 많은 옵션과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당이 이후에 정치적 후속 절차를 어떻게 밟아가는지 지켜보면서 그에 상응한 구체적 행동, 액션플랜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공관위 결정에 승복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양날의 칼이다. 공은 그쪽으로 다 던졌다"며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정치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며 "공관위 결정 문제를 그냥 봉합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잘했다, 못했다'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결정 후 정치적 가르마를 타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공관위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이 꽤 나올 거다. 이 부분에 조치를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 대안과 해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전 의원은 "당내에 핵심적으로 정치를 이해하는 대여섯분은 제가 무슨 말씀을 던지는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면서 "60일 동안 민주당이 꽃길을 걷고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하고 가시밭길을 걷고 어려움을 겪을지가 달렸다. 이번주 안에 (당에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정봉주나, 버티고 있는 선거개입 의혹 3인방이나 국민 보기에는 매한가지”

이와 관련, 황규환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정 전 의원이 보여준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서 “이미 국민에게 퇴출명령을 받은 정 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는 것 자체도 웃기는 일이다. 그냥 조용히 떠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뿐만 아니라 의정생활 내내 정쟁으로 일관했던 구태의 상징”이라며 “그런 그가 국민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릴 자격이나 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을 비롯해 떠나면서도 끝까지 잘못했다고는 말하지 않는 문제인사들이나, 잘못을 해놓고서도 버티고 있는 선거개입의혹 3인방이나 국민들 보기에는 매한가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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