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에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결정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국적 FSC인 아시아나항공은 LCC 업계 전체보다 큰 영업 손실을 입었음에도 아무런 지원책이 따르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영업 부진을 겪고 있는 LCC 업계에 대한 긴급 지원 방안을 전날 발표했다. 반일불매운동·홍콩 민주화 운동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계가 고사 직전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 범위 내에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대출 형식으로 유동성을 적시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언급하는 3000억원은 LCC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데, △에어부산(505억원) △진에어(491억원) △제주항공(347억원) △티웨이항공(206억원) 등 각 회사가 지난해 기록한 영업 적자 규모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도 각 항공사들이 자구책을 시행한 후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것이고, 대출금을 내주는 데 필요한 심사기간 역시 3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정책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A 항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를 하긴 했으나, 내용이 모호해 뭐가 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B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실제적 방법이나 구제 금융의 집행 시기에 대해 들어본 바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주요 LCC의 경우 임원 연봉 삭감·무급휴가 전면 시행 급휴가 전면 시행 등 '위기경영체제'를 가동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엔 더욱 심각하다. 이 회사의 경우 작년 영업 적자가 3683억원에 달한다. LCC 업계 전체 영업 손실액보다 큰 규모다. 그러나 정부는 대형 항공사의 경우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정부가 당사와 대한항공의 경우 자금 차입 능력이 되는 것으로 여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 형평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10개 항공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의 애로사항·정부 지원 필요사항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가 업계 어려움을 제대로 청취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토부는 공항시설 이용료 등 현금 압박이 큰 요소의 부담감을 경감해줬다지만 이참에 항공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재부와 협의하고, 업계의 호소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허 교수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취·등록세를 감면해주고 외국과 같이 부품 수입시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2022년부터 축소되기 시작해 2026년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며 "이는 항공업계 공동 현안인 만큼 정부가 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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