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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후판. /사진=포스코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조선업계와 '강 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회사들은 올해 제품 가격 인상을 최우선으로 둔다는 의지를 내비친 반면 조선업계는 저가 수주 물량 탓에 양보할 수 없다며 맞불을 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이달부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상반기 후판 공급물량 단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후판은 배를 건조할 때 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지난해 사실상 후판가격을 동결한 철강업계는 올해 업황 악화로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2016~2017년 조선업 불황과 중국산 수입이 방대해지며 후판 사업이 적자를 낼 때도 고통분담을 이유로 가격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철광석 등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3조868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무려 67.7%나 감소한 3313억원을 냈다.
지난해 톤당 121.20달러까지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은 여전히 87달러를 웃돌고 있다. 또한 올해는 수출 둔화에 이어 국내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열연과 철근 가격 등 제품 유통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올해 첫 컨퍼런스콜에서도 후판 가격 인상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가격이 지난 11월 저점 이후 반등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이 시작 단계이지만 조선 및 자동차 등 수요가에 가격 현실화를 요청할 계획"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제품 가격 인상을 최우선으로 두고 올해 2분기 손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는 수주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저가 수주 물량이어서 실적부담이 크다고 주장한다. 수주가 늘면서 조선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으로 반영되려면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3사는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발주량이 40% 줄며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실적 71억달러로 지난해 목표치(78억달러)의 91%를 채웠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68억8000만달러(83.7억달러)로 82%를 달성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120억달러(159억달러)로 수주율이 75%에 그쳤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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