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또 다시 공천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은 '물갈이'를 예고하며 시간을 끌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정통으로 맞았다.
이에 따라 통합당의 TK 공천 진행이 더뎌지며 일각에선 20대 총선 패배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유승민 문제'와 'TK 공천 지연'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지난달 19일 대구 면접 심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금까지 했던 면접에 대해) 복기하고 재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TK 공천 심사를 하루 연기했다.
|
|
|
▲ 이한구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20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김형오 통합당 21대 총선 공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통합당의 TK '물갈이' 거사를 앞두고 TK 의원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공관위의 전략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18일 장석춘 의원(초선)의 불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지난달 20일, 김광림 의원(3선)을 비롯해 최교일 의원(초선) 등 TK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강효상 의원은 대구를 떠나 서울 강북 험지에 출마키로 선언했다.
이후 공관위에서는 '인적 쇄신'이라는 말이 거론되지 않고 있으며 TK 압박도 사그라든 상태다. 다만, 대구 지역에 빠르게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0일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통합당의 TK 공천 심사는 기약 없이 미루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감염병 확산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통합당이 '물갈이'를 빌미로 TK 공천을 너무 '질질 끌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0대 총선 패배 조짐이 연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유승민 의원을 두고 당시 공천 시간이 지연된 것은 통합당에 있어 20대 총선 패배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슷한 모습을 이번에도 재현한다면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한구 전 공관위원장은 당시 유 의원을 공천 배제할 것처럼 지속적으로 암시하고는 한 달여 이상 동안 결정을 미루었다. 이것이 결국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도장 들고 나르샤'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 공천 배제가 계획이었다면 지역구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초장에 단호히 실행하거나 아예 암시조차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정치권의 일부 목소리다.
통합당의 대구 정가 핵심 관계자는 2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통합당 공관위가 이른바 과거 '친박' 인사들을 '학살 공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러면서도 신생정당으로 입당할 우려와 여전히 '탄핵무효'를 외치는 보수의 표심을 붙잡아두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20대 총선에서의 'TK 공천 시간 끌기'가 이번에도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어차피 근본 원인인 '탄핵 문제'로 거짓과 진실의 싸움이 붙여지고 부각될 것인데 시간 끌다가는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통합당은 텃밭 대구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성공을 크게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