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로 국가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성장 흐름이 주목된다. 지난달 모처럼 반등에 성공한 반도체가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의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74억2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9.4% 증가했다. 이는 15개월 만에 증가다.

지난달 집적회로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9.9%,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개인용 컴퓨터(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DDR4 8Gb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평균 2.88달로 전월보다 1.4% 올랐다.

서버 디램(32GB)의 2월 가격도 115.5달러로 전월보다 6.0%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128Gb 멀티플 레벨 셀(MLC)은 평균 4.56달러로 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것은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부도 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반도체 수출 플러스 전환 요인으로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의 증가를 꼽았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반도체 산업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지난달 물량 증가는 전달 계약분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해 1월에 계약을 발주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 반도체 산업의 실적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분기보다 3·4분기에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던 ‘상저하고’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3월을 지켜봐야 한다. 2월보다 (3월 실적이) 떨어지면 ‘상저하고’ 흐름으로 갈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코로나19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직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라인 정상 가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코로나19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코로나19로 가슴을 쓸어 내린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기흥공장 식당 협력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SK하이닉스는 신입사원이 밀접접촉 통보를 받기도 했다.

양사는 반도체라인의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문진표 작성 개인 위생강화를 위한 용품 비치, 체온측정, 방역활동 등 다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