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즈음 쏟아진 여론조사...통합당 고전에 "지는 공천" 혹평
"여론조사 정확도에 의문, 뚜껑 열어봐야 알아...잘한 공천" 평가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가량 앞두고 이번 총선 격전지의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발표됐다. 미래통합당은 보수세가 강한 몇 곳을 제외하고 경기·수도권 험지에서 접전과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예비 평가'라고도 볼 수 있는 총선 여론조사를 두고 일각에선 통합당을 향해 "통합이 아닌 분열, 이기는 공천이 아닌 '지는' 공천"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국일보·KBS가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전국 격전지 8곳에 대한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구 수성갑과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제외한 서울 광진을·동작을·경기 안양동안을·고양정·강원 원주갑·인천 동미추홀을 등 6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또는 큰 격차로 우세한 결과가 16일 나타났다.

   
▲ 더불어민주당 회의(왼쪽) 모습과 미래통합당 지도부 회의./사진=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중앙일보가 의뢰해 입소스가 진행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 여론조사에서도 서울 송파을과 동작을을 제외한 서울 광진을·구로을·강서을·종로·청주 흥덕 등 5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또는 큰 격차의 고전이 예상됐다.

총선 한 달 전 예비 성적표를 두고 일각에선 "통합당으로서는 영 개운치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외연 확장, 특히 중도층의 표심을 잡아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범 중도·보수가 통합해 출범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중간 집계라는 지적에서다.

특히 지난 13일 자진 사퇴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체제 공천은 "중도·보수 통합당에서 '보수'라는 정체성은 아예 포기한 공천"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임종화 청운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공천 파동 문제는 어느 선거에서나 있었지만 이번엔 유별나게도 철저하게 '보수 정체성'을 완전히 배제시켜버린 공천"이라고 혹평했다.

중도층, 바꿔 말해 '무당층'은 투표에 다소 적극적이지 않는 세력으로도 분류된다. 그러나 이번 통합당 출범과 공천 작업은 그들의 투표 의지를 이끌어냈다기보다 오히려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 및 투표 의지를 꺾어버렸다는 것이다.

   
▲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13일 '김미균 공천 사태'를 책임지겠다며 사퇴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임 교수는 "통합당이 총선 전략으로서의 공천을 잘못한 예는 과거 반대진영의 인물을 너무 많이 쓰고 있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것이 김근식 송파병 후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또는 무당층이 과거 자신의 진영에 친화적이었던 인물이라 해서 보수 정당 후보를 지지지하는 일은 드물고, 보수 성향 유권자로서는 이질적이거나 과거 '적대적' 인식이 강한 후보에게 선뜻 투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시장, 안보 강화 등 보수 유권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표심을 형식적으로 붙잡아 둘 전희경·김진태·박대출 후보 등에 대한 공천을 제외하고는 "통합당을 지지할 유권자의 표심과 원하는 방향을 조금도 대변하지 않았다"고도 평가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신뢰도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실제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그는 "참고만 해야하지 여론조사 자체를 결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실제 통합당과 민주당 공천 작업을 비교해볼 때 선수 교체율은 통합당이 월등히 높다"며 "굵직한 인물들을 잘라내고 물갈이함으로써 참사가 아닌 잘한 공천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관위원장이 중간에 사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 위원직 사퇴까지 갔다는 것은 김형오 전 위원장이 공천을 잘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도 평가했다.

한편 한국 리서치와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더ㅏ.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