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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경 필사, 사경을 하는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불교 경전을 베껴 쓰는 작업인 '사경'(寫經)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사경 기술과 장인을 뜻하는 사경장(寫經匠)을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김경호 씨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사경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 때는 경전 배포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이 발달한 뒤에는 주로 공덕을 쌓기 위해 사경을 했다.
불교가 국교인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 국가 발전과 개인 안녕을 비는 사경이 전성기를 맞아, '고려사' 등에 따르면 국가가 전문 사경 기관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학술과 예술 측면에서 국가 최고 역량을 동원해 만든 문화 결정체였다.
그러나 불교를 억압한 조선이 건국하면서 사경은 다소 쇠퇴했고, 일부 왕실 구성원과 사찰이 겨우 명맥을 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은 8세기 중반에 제작된 국보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이고, 고려시대 작품인 국보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은 남색 종이에 금색과 은색 물감으로 그렸다.
사경 작업은 필사, 변상도(變相圖,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제작, 표지 장엄으로 이뤄진다.
금가루 만들기, 아교 만들기, 종이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 긋기,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표면 처리 등 다양한 공정을 거친다.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에 두루 능통해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 씨는 40여년간 사경을 하면서 강의와 서적 간행, 전시 등을 통해 사경 중요성을 알렸고,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 재료, 형식, 내용을 연구했다.
조계종이 지난 1997년 주최한 첫 번째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0년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된 바 있다.
전통 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해 냈고, 변상도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자 인정 여부를 확정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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