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유료 가입자 5000만명 돌파…넷플릭스 절반
가격 경쟁력·고정팬 업고 이르면 연내 한국 진출
CJ ENM·JTBC 연합군 '주목'…"토종OTT 지속가능한 콘텐츠 시급"
   
▲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 플러스가 고정 팬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유료 가입자 5000만명을 넘겼다. /사진=디즈니 플러스 홈페이지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유료 가입자 5000만명을 넘어선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CJ ENM·JTBC가 연합 OTT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성공하면 총성 없는 전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석에 몰린 토종 OTT업체들은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한국 지사를 여는 등 국내 진출을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 플러스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시작으로 최근 2주 새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8개의 서유럽 국가에 출시됐다. 

디즈니 플러스의 최대 경쟁력은 콘텐츠로 꼽힌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아우르는 허브로 스포츠 이벤트를 중계할 수 있는 EPSN+, 성인용 콘텐츠로 확장도 가능하다.

디즈니 플러스는의 월 구독료는 6.99달러로 넷플릭스 최저 요금제(8.99달러)보다 2달러 저렴하고 OTT 플랫폼 '애플TV+' 요금제(9.99달러)보다 3달러 싸다. LA타임즈에 따르면 고정 팬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가입자 수가 75% 급증했고 총 유료 가입자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경우 이르면 연내, 늦으면 내년 출시가 전망되고 있다. 조만간 넷플릭스 가입자(1억6700만명)를 뛰어 넘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만큼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출시되면 토종 OTT 1위인 '웨이브'(SK텔레콤+지상파3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OTT 시장은 2강 3중 구도다. 올해 3월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393만명으로 웨이브(242만명)가 그 뒤를 잇는다. 이어 LG유플러스 ‘U+모바일tv’, KT ‘시즌’, 티빙이 130만~150만명으로 3중을 이룬다.

이에 국내 OTT 사업자들은 모두 정면승부를 벌이기 보다 제휴로 '적과의 동침'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사의 투자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데다 국내 사업자는 망 사용료 등이 있어 제휴가 덩치를 키우는 데 빠른 길일 수 있다"고 말했다.     

CJ ENM·JTBC의 통합 OTT와 국내 어떤 통신사와 함께하게 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CJ ENM은 OTT 사업 부분인 '티빙'을 별도 법인으로 물적분할해 올해 상반기 JTBC와 OTT법인을 출범시키기 위해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협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KT가 CJ ENM·JTBC와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J ENM·JTBC로부터 자사 OTT에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는 LG유플러스도 거론된다.  

해외 거대 OTT는 물론 국내 사업자끼리 경쟁해야 하는 토종 OTT사들도 변화가 시급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에는 '퀴비'가 10분 이하의 짧은 콘텐츠를 앞세워 후발주자임에도 하루 7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OTT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는 "국내 사업자도 콘텐츠 소구력은 있지만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대비 매우 적다"이라며 "해외 진출을 위해선 그 나라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데 재정적 능력이 부족해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콘텐츠 싸움으로 제휴를 해 저변을 넓히되 '헤게모니 싸움'을 목적으로 한 동맹이 돼선 안 된다"며 "정부의 세재 혜택 등 지원이 풀어져야 가능한 얘기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쌓은 재정으로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