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성(강원) 공동취재단‧미디어펜=김소정 기자]4.27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은 27일 정부가 동해북부선 강릉~고성 제진 구간 복원에 나서면서 남북 철도연결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53년 만에 동해북부선 복원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 북부선(강릉~제진∼고성) 추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등 정부·지자체 및 관계 단체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 27일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이 열린 강원 고성군 제진역 전경./사진공동취재단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은 지난 23일 열린 제31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남북협력사업으로 인정됐으며,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난 24일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동해북부선은 이르면 내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남강릉역에서 강릉역을 거쳐 제진역까지 총 110.9㎞를 잇는 구간으로 단선 전철로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약 2조8520억원이다. 

정부는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사이 단절 구간(110.9㎞)을 잇고, 북측 철도 구간 정비가 완료되면 부산~두만강 종단철도를 러시아‧중국 대륙철도와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핵심으로 환동해 경제권을 경제통일 기반 중 하나로 구축하는 것이다.

   
▲ 27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강릉~베를린을 잇는유라시아 횡단열차 승차권을 받는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기념식에서 강릉역에서 베를린까지 가는 명예승차권도 배부됐다. 지금은 사용할 수 없어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 승차권’으로 발급됐지만 이 계획이 실현됐을 때 현실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행선지가 ‘강릉→제진→원산→베를린’으로 표기된 승차권에는 61만5427원 금액이 찍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념식에서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남북협력사업에서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남북 정상의 약속을 다시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경제시대를 열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추진할 것”이라며 “남북이 마주하고 있는 접경 지역에서부터 평화경제의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 27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옛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철도사업 현장을 둘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통일부는 동해북부선 복원으로 시작되는 철도연결사업 외에도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날 김 장관은 “대북 개별관광,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중요해진 보건의료 협력, DMZ(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한반도 산림 생태계 복원 등 남북이 함께 양 정상의 약속을 이행하고 평화경제로 나아가는 여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다시 남북 간 철길을 따라 사람과 물류가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꿈꾸며 정부는 남북관계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북철도연결사업은 물론 남북협력사업은 북한의 호응을 전제로 한 것이다. 정부는 대북제재 등 문제가 풀리기 전에 남측의 준비작업부터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남북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측이 2년만에 남한과 철도연결 협력사업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