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코로나19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파급력 있는 신차 질주는 막지 못했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까지 내수시장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해외시장의 비중이 80%정도인 자동차 산업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걱정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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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방향)현대자동차 올 뉴 아반떼,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 한국지엠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디자인 SUV XM3. /사진=미디어펜 |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월 현대차는 전년동월보다 해외판매가 70.4% 급감한 반면 내수는 0.5% 소폭 감소에 그쳤다. 해외판매 급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판매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판매 실적은 선방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4월 1만5000대(하이브리드 3434대 포함)가 판매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면서 3월에는 1만6600대(하이브리드 3032대 포함)로 정점을 찍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월대비 약 13.3% 증가했다.
4월 초 나온 국민차 아반떼의 인기도 내수 선방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반떼는 총 8249대(구형 802대 포함)가 판매돼 지난 2016년 6월 이래 3년 10개월만에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출시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3세대 'G80'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물량으로 승부를 하는 제품이 아닌 고급차의 특성에도 이미 올해 판매목표의 일감을 확보했다. 올 초 출시한 GV80과 함께 제네시스의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에 G80은 4416대로 전년동월보다 128.8% 늘었다. GV80 역시 4326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해외판매가 54.9% 줄어든 반면 내수가 19.9% 늘었다. 내수의 큰 폭 증가는 지난해 나온 셀토스, K5의 판매 호조에 3월 중순 출시된 4세대 쏘렌토가 힘을 보탠 결과다.
쏘렌토는 9270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1월과 2월 1000대 수준에 머물던 쏘렌토가 상품성과 주행안정성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폭풍 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가 내수와 수출에서 효자로 등극했다. 한국지엠이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4.2% 증가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 모델이 트레일블레이저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에서 1757대가 판매됐지만 수출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총 1만1762대가 수출돼 선적 개시 후 총 5만대 이상의 누적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로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중단으로 수출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등장으로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르노삼성의 수출은 2072대로 전년동월 대비 72.5% 급감한 가운데 내수는 1만1015대로 78.4%나 급증하며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4.6%에 그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중 내수시장에서 XM3는 6276대가 팔려 내수의 절반 이상을 혼자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에서 잘려나간 로그의 빈자리를 내수에서 XM3가 매워가고 있는 셈이다. 향후 르노 본사와의 수출협의가 타결되면 르노삼성의 새로운 부흥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완성차 산업은 해외시장이 약 70~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5월 실적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에서 선방을 한다고 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시장의 판매절벽은 올해 실적부진에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자동차 산업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국내에서는 높은 상품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무기로 한 국산 신차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해외판매가 정지된 상태에서 내수시장이 그나마 힘이 되어주고 있지만 실적을 만회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신차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해외판매 부진은 5월들어 셧다운 해제효과가 기대되고 해외공장은 생산재개시 1교대로 운영 예정이어 생산부담이 재고·중고차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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