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최강욱 대표와 전화통화 "동고동락"
민주당 내에서도 '합당' 주장..."앙금 털고 통합"
최강욱 "전당대회에서 관계 설정 질문 나올 것"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절차를 완료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신임대표와 전화통화를 나눴다. 같은 날 경남 양산에서 당선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을 위한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4‧15 총선을 앞두고 감정의 골이 깊어졌지만,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국 합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열린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자신의 비서관이었다가 정당의 대표가 된 최 대표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걸었으며, 통화는 약 7분가량 이어졌다. 열린민주당은 통화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선거기간의 노고를 위로한 문 대통령은 최 대표로부터 열린민주당의 정책 방향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뒤 “정책은 우선 순위가 있다.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과제의 완수를 함께 이뤄야할 과제”라면서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들과 당원들에게 격려와 안부인사를 전해달라”며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 정당 입장에서는 국회 내에서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중요한 것이다.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가진 막중한 책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민주당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잘 메꾸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난감해진 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총선과정에서 ‘친문 적통’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총선 이후에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동고동락” 등의 표현으로 열린민주당에 각별한 애정을 표하면서 협력을 요청한 만큼 민주당의 입장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마침 이날 오전 당내에서도 ‘합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서 당선된 김두관 의원이다. 그는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열린민주당과 통합은)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나는 선거 때 앙금을 씻고 통합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열린민주당은 한편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하고, 범진보진영이 화합을 통해 주요 개혁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열린민주당이 150만표 정도를 얻었는데 이런 의미를 잘 해석해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정치권에서는 결국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변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반대해 온 이해찬 대표가 물러난 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자연스레 입장 변화가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합당을 주장한 김두관 의원 역시 차기 당대표 후보군에 올라 있다.

최강욱 대표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 대통령과 통화를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연결 짓는 해석에 대해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저희와 공식적으로 소통한 적 없고 (합당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적도 없기 때문에 그걸 대통령님이 앞장 서 하실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다만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언급하면서 “우리 열린민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본래 민주당을 지지하시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 분들이 (당 대표 출마자들에게) 열린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게 (합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벌써 김두관 의원은 자기 입장을 언급하고 이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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