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주자 이낙연, 친문과의 교통정리 등으로 출마 장고
열린민주당, 문 대통령과 통화 이후 전당대회 변수로 등장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여야가 원내지도부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 지으면서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오는 8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차기 대표는 향후 2년간 177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게 된다. 즉, 차기 대선 준비부터 시작해서 정권재창출을 이뤄내야 하는 큰 짐을 지게 되는 셈이다. 

주요 당권주자들이 이미 물밑에서 예열을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이낙연 △친문 △열린민주당을 꼽고 있다.

15일 현재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 19일 전대에 출마할 주자들로 송영길(5선) 의원을 비롯해 우원식‧홍영표(4선) 의원 등을 유력주자로 보고 있다. 다만 차기 대선주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구도가 잡히지 않고 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4월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 전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 대표 출마 결정은) 적절한 시기에 하지 않겠느냐”며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그의 입장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바로 당권‧대권 분리로 인해 당 대표로 선출이 되더라도 임기가 약 7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1년 전에 사퇴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당선인 20여명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았던 38명 가운데 22명이 당선돼 국회 입성이 확정된 만큼 이들이 이른바 ‘NY계’로 세력화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친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년 차에도 60%대를 유지하면서 당 내에서는 ‘친문’들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차기 당대표 선출에도 친문의 선택이 결과를 판가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가 출마를 고민하는 것도 친문들과 아직 명확하게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총리라는 상징성이 있는 이 전 총리는 친문으로 볼 수 있지만 참여정부 출신 등 ‘진성 친문’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친문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만큼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또 다시 당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친문 이해찬 대표, 비문 이인영 원내대표가 호흡을 맞췄던 지난 1년과 달리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친문으로 구성이 되면 민주당의 친문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친문 일색으로 당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아무래도 비문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마지막 변수는 열린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불가’ 방침을 내세운 이후 현재까지도 이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등 기존 민주당의 입장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기류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처음에는 좀 어색하겠지만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 맞선도 볼 필요없이 손부터 잡자”며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주장했다.

중요한 점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민주당의 열성 지지층을 열린민주당의 지지층으로 보고 있다. 열린민주당의 지지층이 전당대회에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강욱 대표도 지난 1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본래 민주당을 지지하시던 분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그 분들이 (당 대표 출마자들에게) 열린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열린민주당 지지층이 전당대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출마자들도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지지층 내에서도 합당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면 결국 합당을 둘러싸고 표가 갈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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