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엄중하게 보고 있다" 등 민주당 지도부 입장 변화
윤미향 '조국' 소환 이후 당 내에서 본격 비판 목소리 제기
"조국은 민주당의 아픈 손가락, 윤미향의 판단 미스" 지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의기억연대(정의연) 운영과 관련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부정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도 ‘엄호’에서 ‘엄중’으로 기류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최근 조국 전 장관을 언급한 이후 이번 사태가 연일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되는게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윤 당선인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는 단계라며 이전과는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윤 당선인) 사안을 '심각하고 무겁게 보고 있다'는 기조는 동일하다”며 “깊이 논의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조치나 계획으로 이어질지는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사진=연합뉴스

당 지도부와 윤 당선인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연일 제기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19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회계 투명성과 관련된 문제는 삼성도, 한유총도, 정의연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선에서 맞아야 한다”면서 “쏟아져나오는 의혹들의 크기와 방향이 쉽게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사자들이 해명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어물어물하거나 자꾸 해명이 뒤바뀌거나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나오게 되면 민주당의 지도부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기류 변화가 윤 당선인이 조국 전 장관을 직접 소환한 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라면서 “조 전 장관도 지금 재판 중인 상황에서 그와 자신을 동일시 한 것은 윤 당선인의 판단 미스”라고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국내 언론사들이 자신과 딸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점을 언급하면서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조국’ 언급 직후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당선자의 모습을 보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을 맞은 국민이 많을 것”이라며 재차 ‘조국’을 소환했다.

‘조국’ 발언 직후 민주당 내에서도 윤 당선인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13일 “빨리 털고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고, 김혜영 최고위원은 15일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박범계 의원은 윤 당선인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18일 CBS 라디오에서 “워낙 여론 지형이 좋지 않다. 당에서 그냥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중도층의 이탈을 경험한 바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초반에 우호적이던 당 내부의 분위기도 비판적으로 흘러갔고, 결국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취임 약 한달 만에 물러났다.

윤 당선인의 경우 의혹이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말바꾸기’ 논란도 발생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강하게 추진하려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지금은 하루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일하는 국회’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국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