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1일 강규형 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가 자신의 해임처분에 대해 '절차적 내용적으로 부당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7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이날 강규형 전 이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2015년 9월 KBS 이사에 임명된 강 전 이사는 2017년 12월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이 불거져 해임됐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강 전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해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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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규형 전 KBS 이사./사진=미디어펜 |
앞서 감사원은 "강 전 이사가 업무추진비 327만 3000원을 부당사용했고, 1381만 8000원은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면서 인사 조처를 권고했었다.
KBS 이사는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해 방통위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는데, 방통위는 지난 2017년 12월 27일 강 전 이사의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고 문 대통령은 이튿날 이를 재가했다.
이에 강 전 이사는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1심 선고 때까지 이사 해임을 중단해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은 2018년 1월 기각됐다.
강 전 이사는 자신의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11일 오후 미디어펜과의 전화 통화에서 "재판서 이겼다고 복직될 수는 없다. 이건 명분의 문제였기 때문에, 사표를 내면 소송 걸 권리가 없어서 버틴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이사는 "역사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이 만행은 또 일어나선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버티고 싸운 것이고 그 결과가 나온 것이라 기분이 좋다"며 "해임사유라고 난 것들이 전부 아니었다고 결론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임 처분은) 너무 무리한 졸속, 마구잡이었다"며 "여기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