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투자처 모색 철수 포석, 부도시 수만명 실직 정상화 시급
[미디어펜=이의춘 기자]쌍용차의 운명이 다시금 자동차산업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사실상 손을 떼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에도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400억원만 지원하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겠다고 밝혔다. 

과거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기차가 핵심기술등만 빼먹고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발을 뺐던 데자뷔(기시감)를 보는 듯하다. 쌍용차는 외환위기후 주인이 무려 세차례마 바뀌었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서 철수하려는 것은 심각한 경영부진과 자금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힌드라그룹도 인도에서 코로나사태로 지역별로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자동차판매가 급감했다. 

모기업도 경영난을 겪으면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쌍용차를 돌볼 힘이 없어진 것이다. 마힌드라그룹은 코로나사태가 본격화하기전인 지난 1월에는 마힌드라그룹 2300억원, 산은 1700억원, 쌍용차 자체자금 1000억원 등 5000억원을 마련해 2022년까지 흑자회사로 반전시키자며 의욕을 보였다.    

코로나재앙이전에 가뜩이나 주력차종의 판매부진에 따른 부실누적에 시달리던 쌍용차는 지난해말이후 코로나사태로 더욱 심각한 치명타를 맞았다. 

쌍용차는 자금수혈이 없으면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적으로 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판매량은 지난해 3만3627대에서 올해는 1만대가량 감소한 2만4100여대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28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차부재, 판매감소, 적자누적, 신차개발 포기등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쌍용차의 주력모델인 소형 SUV인 티볼리와 코란도 등은 한때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이 쌍용차 주력차종에 대한 대항마를 내놓으면서 쌍용차의 입지를 결정적으로 약화시켰다.  

   
▲ 쌍용차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려있다. 장기간 판매부진에다 적자누적으로 자력회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겠다며 사실상 철수방침을 굳히고 있다. 정부지분이 없는 쌍용차에 대한 산은지원은 혈세낭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마힌드라는 쌍용차회생을 위한 향후 계획을 투명하게 밝히고 노사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정상화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한상균 전 민노총위원장이 복직한 후 정권의 관심기업이 됐다는 이유로 정치적 결정이 이뤄지거나 무턱댄 혈세투입등은 신중해야 한다. /쌍용차

쌍용차는 특단의 자금지원이 없으면 신차개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올해는 예정된 신차가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차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쌍용차가 자금수혈이 안되고 자구노력도 차질을 빚으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쌍용차는 7월말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 대출을 해결해야 한다. 

주채권은행은 산은의 결정이 주목된다. 산은의 입장에 따라 쌍용차의 부도냐 회생이냐가 결정된다. 연말까지 돌아오는 차입금은 2541억원이나 된다. 마힌드라가 지금처럼 증자나 추가적인 지원을 중단하고 산은마저 손을 떼면 연말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쌍용차의 앞날은 잿빛으로 가득할 것이다.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면 수천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쌍용차에 연계된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수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한국GM이 문재인정부초기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군산공장을 전격 폐쇄했을 때 노조의 파업이 격렬했다. 

쌍용차는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2000억원을 지원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산은은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사태이전에 이미 부실기업으로 회생이나 정상화가 불투명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혈세를 부실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혈세낭비비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산은으로선 사후 감사원 감사등에서 심각한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산은이 한국GM을 지원한 것은 GM에 이어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경우 산은은 지분이 없이 채권만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상균 전 민노총위원장등 민노총 노조원들이 최근 문재인대통령의 배려와 관심등으로 복직된 것이 변수다. 촛불정권탄생의 일등공신인 민노총 핵심지도자인 한씨등이 쌍용차 부도로 다시금 실직상태가 되는 것에 대해 문재인정권이 수수방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문대통령은 2년전 인도를 방문했을 때 마힌드라그룹회장과 만나 한씨등의 복직을 요청했다. 사실상 압박이었다. 현재 한씨 등 해고노조원들은 유급휴직을 거쳐 정식 복귀해서 출근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의 새로운 투자처 찾기 발언이 자칫 산은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성동격서 전술일 수도 있다. 문재인대통령의 관심기업인 쌍용차가 문을 닫는 것은 정권이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할 수 있다. 마힌드라그룹이 한상균씨를 인계철선으로 활용해 산은의 자금지원을 받으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쌍용차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대주주와 회사 노조가 힘을 합쳐 극심한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원은 명분과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현재론 정부가 지원할 명분이 없다. 

코로나이전에 부실기업이었던 쌍용차에 대해 국민혈세를 투입할 경우 심각한 직권남용이요 혈세낭비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자구노력이 우선되는 구조조정원칙이 손상되는 것은 안된다. 정권의 관심사항이라는 이유로 섣불리 정치적으로 결정이 이뤄져선 안된다. 

수만명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쌍용차 유동성위기는 자동차산업에 심각한 후폭풍을 몰고올 것이다. 안타깝지만, 자구노력을 통한 회생과 경쟁력회복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마힌드라그룹이 떠날 경우 새론 투자자나 인수자가 나타나 회생의 길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터진 웅덩이에 물을 붓는 것은 물만 낭비하는 것이다. 마힌드라그룹은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철수를 전제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지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혹여 정부와 산은을 압박하려는 꼼수로 새로운 투자처 운운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쌍용차 지분 74.7%를 보유한 마힌드라그룹이 꼼수를 부리지 말고 향후 계획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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