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통신매체이용음란·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했던 고소인 측 변호인은 13일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4년간 지속됐다"며 "2차 가해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직 여비서 A씨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오후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씨와의 성추행 상담 계기와 고소 과정을 전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올해 5월 12일 피해자를 1차 상담했고, 26일 2차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상세히 듣게 되었다"며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제출했다"며 "(박원순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나 사진은 피해자가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도 있다. 동료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성적 괴롭힘에 대해 피해자는 부서를 옮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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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여비서 A씨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A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사진=YTN 캡처 |
이어 김 변호사는 "8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9일 오전 2시30분에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조사를 마쳤다"며 "이후 9일 오후부터 가해자가 실종됐다는 기사가 나갔다. 오늘 오전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관심을 모았던 시장 비서직 수행 경위에 대해 그는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시청측 연락을 받고 면접을 봐 4년여간 비서로 근무했다"며 "피해자는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적 없다"고 전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범행 수위에 대해 "범행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고 범행 발생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며 "상세한 방법은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피해자에게 '둘이 셀카를 찍자'며 피해자에게 신체를 밀착하거나, 무릎에 나 있는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달라'고 신체적 접촉을 하고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혀왔다"며 "피해자는 사건 피해 발생 당시뿐만 아니라 2020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A씨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의 입을 빌어 자신의 입장을 대신 밝혔다.
A씨는 이날 김혜정 부소장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 용서하고 싶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며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고 기자회견을 연 취지를 밝혔다.
그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라며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박원순 시장 장례위원회 측은 서울시청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를 보내 "생이별의 고통을 겪는 유족들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인과 관련된 금일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