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조건 제시 ‘김여정 담화’ 수일 후 반응 “공개 안된 논의 더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월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진짜 진전’((real progress)을 이룰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올해 안 북미정상회담이 자신들에게는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에도 “북한과 대화를 희망한다”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언급에 맥을 같이하면서도 “유용한 활동이 있다면”이라고 말해 분명하지는 않지만 조건을 달았다.

이후 수일이 지난 뒤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김여정 담화를 통해 제시된 북한의 대화 조건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화 조건은 ‘적대시 철회’이며 비핵화 조건은 “동시에 타방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이다.

특히 북한이 요구한 적대시 철회는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나 북미 수교, 평화협정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협상 전 상응조치를 먼저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지 더 힐과 인터뷰에서 연내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선이 상당히 가까워지고 북한 사람들이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진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한 경우에만 정상회담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공동취재단

폼페이오 장관은 진짜 진전에 대해 “2년 전 싱가포르(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된 결과를 달성하는 진전”이라며 3차 정상회담의 조건을 사실상 실무협상으로 제시한 셈이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 사람들과 유익한 논의를 하려고 애쓰고 있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궁극적인 분쟁 해결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하지만 기꺼이 협력할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들은 현재 시점에선 잠재적 해법에 이를 수 있는 방식에 참여하지 않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마음을 바꾸기 바란다”며 “우리가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대화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임무를 계속하고 있으며,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방지해왔다”며 “이제는 더 어려운 문제에 접근해 미국민의 안보를 위해서만 아니라 북한 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성과를 확보할 때”라고 북미대화의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과의 대담 행사에서도 11월 미 대선 이전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여부에 대해 “지금 7월이다.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요한 진전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적절한 경우에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최대 이익 속에 그것을 찾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북미가 최근 조용한 것 같은데 북한과의 관계에서 어떤 것이 일어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더 있다.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논의가 더 있다”면서도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다.

북미 간 ‘10월의 서프라이즈’를 놓고 접촉이 성사됐고, 협상 조건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 맞다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해졌을 북한 상황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종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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