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도한 택지조성 사업 등으로 4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감사원에 따르면 LH는 사업타당성이 부족하거나 분양수요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택지조성사업 등을 추진하는 바람에 인천루원시티, 양산사송, 양주광석, 수원고등 등 14개 사업에서 4조824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 사진=뉴시스

감사원은 LH가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마저 무리하게 추진하게 된 원인은 이사회의 사업심의 기능이 미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H는 토지개발 등 주요 투자사업의 추진 여부는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으로 규정하지 않고 내부직원으로 구성된 '경영투자심사위원회'만 거치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경영에 법적 책임이 있는 이사들은 사업추진 관련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채 일부 경영진이나 담당 처장 선에서 대부분의 사업결정이 가능한 구조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밖에 감사원은 LH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이 관리소 직원들의 인건비 256억원을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부당하게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LH를 대상으로 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총 17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LH는 임대아파트 운영·관리 업무를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에 위탁하면서 임대운영업무(1일 2.7시간)의 인건비는 LH가 지급하는 위탁수수료로 충당하고 주택관리업무(1일 5.3시간) 인건비만 관리비에 포함시키기로 약정했다.

그런데도 주택관리공단은 관리소장을 제외한 직원들의 임대운영업무 인건비까지 관리비에 넣어 2001년 이후 임대주택 입주민들로부터 총 256억여원을 과다 징수했다.

LH는 또 일반직원 1·2급이 만 56세가 되거나 해당 직급에서 일정기간 근무할 경우 전문직원으로 전환하는 '고위직 전문직원 제도'를 하위직의 부당 승진 창구로 활용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일반직원이 전문직원으로 전환되더라도 기존 직급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원이 생긴 것이 아닌데도 LH는 지난 1월 전문직원 전환자들을 결원으로 처리하고 그 자리에 114명을 부당 승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