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업 매력에…SKT와 'SK바이오랜드' 맞교환 가능성 ↑
KT스카이라프 공공성 걸림돌…시장 판도변화 관심
   
▲ 현대HCN CI.


[미디어펜=권가림 기자]현대HCN 인수합병(M&A)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번 주 판가름난다.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부른 KT스카이라이프와 SK바이오랜드 맞교환을 제시한 SK텔레콤이 맞붙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빠르면 28~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위해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약 6000억원을 써냈다. KT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M&A를 통해 유료방송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HCN 인수를 통해 1위 사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화장품 원료 회사 SK바이오랜드 맞교환(스왑)을 제시하고 현대HCN 모그룹이 백화점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월 산하 패션 회사인 한섬을 통해 고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등 화장품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현대백화점그룹과 현대HCN 인수를 가장 먼저 논의한 통신사"라며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서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KT를 선택할 수 있지만 SK바이오랜드를 통해 또 다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시돼 왔던 곳은 KT스카이라이프다. 인터넷TV(IPTV) 시장 성장과 넷플릭스 등 외국 기업 공세로 위성방송 입지가 좁아지면서 KT스카이라이프에게 케이블업체 인수는 숙원사업이었다.

KT그룹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35% 이상으로 높이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가장 경쟁력 있는 입찰가를 써내는 등 인수에 절박함을 보였던 이유다. 

하지만 현대HCN 내부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8년 딜라이브 인수에 발목을 잡았던 것도 국회에서 위성방송의 공공성 역할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3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21대 국회에서 또 다시 점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인수절차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SK텔레콤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

SK텔레콤이 현대HCN을 인수하면 점유율 28.12%로 LG유플러스를 누르고 2위를 재탈환하는 것은 물론 1위 KT와 격차를 3.4%포인트로 좁히게 된다.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와 CMB의 인수전 속도도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LG헬로비전과 티브로드와 달리 현대HCN은 100% 지분매각이라는 점에서 향후 딜라이브와 CMB의 매각가격을 정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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