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핵보유국‧전략적 지위‧핵억제력 동시 발언, 핵군축 협상틀 제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5년만에 전국노병대회에 참가해 핵보유국 지위를 다시 언급하며 자위적 핵억제력을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직접 발언으로 ‘핵보유국’과 ‘핵억제력’은 물론 ‘전략적 지위’까지 핵무력을 강조하는 용어가 총망라해 나온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메시지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1950년대의 투쟁정신을 이어 선열들의 숭고한 염원을 반드시 실현하려는 우리 당과 전체 인민의 한결 같은 지향과 의지를 내외에 과시하는 중요한 계기”라면서 “남들 같으면 백번도 더 쓰러지고 주저앉았을 험로역경을 뚫고 우리는 핵보유국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 넘보지 못하게 할 것이고, 넘본다면 그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하여 이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직접 연설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1면에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또한 “세대를 이어오며 해마다 맞이하는 7.27이지만 우리국가가 세상이 무시할 수도 없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략적 지위에 올라선 오늘날 7.27을 맞는 감회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는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낙동강가에서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다. 우리는 자주권과 생존권이 담보되어야 행복을 가꾸고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먼저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이후 피턴을 볼 때 칩거가 끝나고 모종의 결단과 방향이 잡히면 공개활동을 늘렸다”면서 “최근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늘리면서 핵보유국과 전략적 지위 발언을 한 것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호 시험발사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18년 4.27 판문점선언 이후 북한에서 핵보유국이나 전략적 지위란 용어가 사라졌다. 북한은 전략적 지위와 핵보유국이란 용어와 늘 함께 사용해왔고, 2019년에 전략적 지위만 재등장했다가 이번에 두 단어가 함께 사용됐다. 2017년 용어로 회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실장은 이날 김 위원장 발언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7월10일 낸 담화 내용을 구체화하면서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김여정 1부부장은 미국과 협상 재개 조건과 본협상의 조건으로 각각 ‘적대시 철회’의 구체적인 항목을 열거했고, 이날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협상 틀을 ‘핵군축’으로 제시했다고 홍 실장은 말했다.   

한편, 북한의 이번 노병대회에 주석단에는 최룡해·박봉주·리병철·리일환·최휘·최부일·리만건·오수용·조용원·김여정‧김영환·박정남·리히용·김정호 등 주요 당 간부와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인민무력상이 자리했다. 또 원로 당‧군 간부인 최영림·양형섭·태종수·리명수·리용무·오극렬·김시학 등이 주석단에 자리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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