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IMF외환위기 때 V형 반등한 제조업, 코로나 위기에는 속도 더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 기업 활력 제고위한 정책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제조업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기업 활력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8월 전망치가 81.6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이는 지난달(73.7) 대비 7.9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기준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7월 실적치 역시 84.2로 63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 머물며 부진이 지속됐다.

BSI가 기준치(100) 보다 높을 경우 긍정 응답 기업 수가 부정 응답기업 수 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100 보다 낮을 경우는 그 반대다.

8월 부문별 전망은 내수(82.7), 수출(83.0), 투자(83.3), 자금(88.3), 재고(105.6), 고용(88.0), 채산성(85.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아래 머물렀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과잉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 외에도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및 가동률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전기료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부정적 경기 전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90.5) 체감 경기는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18.1포인트)했으나 제조업(74.9)의 경우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에 그쳐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한경연은 8월 전망은 제조업 전망치의 상승 없이 순전히 비제조업 전망치의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제조업의 부진은 과거 위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제조업 BSI가 최저점 기록 후 3개월 간 제조업 전망치가 각각 월평균 11.9포인트, 7.3포인트 상승했다.

   
▲ /자료=한경연 제공

이에 비해 코로나19 위기는 같은 기간 월평균 5.4포인트 상승에 그치고 있다. 제조업 경기 전망이 V자형 회복세를 보였던 과거 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에는 경기 회복이 한층 더딘 속도로 이루어지는 나이키형 회복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7월 실적치는 84.2를 기록하며 전월(74.2) 대비 다소 상승했으나 63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부문별로는 내수(84.5), 수출(86.0), 투자(82.5), 자금(90.4), 재고(106.4), 고용(88.3), 채산성(87.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예상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더하여 제조업을 중심으로 체감 경기 회복이 지연되며 하반기 경기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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