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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입장문을 내고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장녀 조희경 씨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조양래 회장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법원에 청구한 성년후견 심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조 이사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접수한 바 있다. 동생인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아버지의 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슈에서다.
성년후견은 노령,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회장은 "60여 년 사업을 해오며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생소하고 난감하다"면서도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에 주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경영을 맡겨왔고, 그간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라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움직임에 대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래 생각해둔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걷기운동도 하는 등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영권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조 회장은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라며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며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 발전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현범 사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이후 조희경 이사장 측은 "그간 조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 이러한 결정이 조 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 주장하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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