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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임대차보호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가운데 우려했던 전세 품귀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을 안정화 시키고 무주택자를 위한 취지로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했지만 되레 강북 시장까지 들쑤셔 서민들의 주거 부담만 늘어날 전망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년(2019년 7월~2020년 6월)간 전세가는 서울 강남구 6.7%, 서초구 5.8%, 송파구가 5.0%로 법적 상한선(5%)을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랑구 0.5%, 서대문구 1.2%, 중구와 도봉구 1.3%, 노원구는 1.5%만 상승했을 뿐이다. 전세가 급등은 서울에서 강남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던 셈이다.
지난 2년(2018년 7월~2020년 6월) 기준으로 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1.5%에 불과하다. 자치구별로 봐도 전세가 상승률이 5%를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양천구가 4.0%로 가장 높고, 송파구(3.9%), 서초구(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입주물량이 많았던 강동구(-4.6%), 서대문구(-1.3%), 도봉구(-0.5%)는 전세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강북(14개구)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4억180만원으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015년 11월(3억242만원) 3억원대에 진입한 뒤 56개월 만에 1억원이 더 뛰어 4억원대에 들어섰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서민 주거지로 인식되던 강북도 전셋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들어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파른 상태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상승 폭은 5월 126만원(0.32%) 올랐으나, 6월 358만원(0.91%)으로 크게 오른 뒤, 7월 529만원(1.33%)으로 치솟았다.
강북 14개 자치구 중 3.3㎡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성동구 1825만원 △마포구 1758만원 △용산구 1749만원 △광진구 1700만원 △종로구 1680만원 등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곳들이 높게 나타나 전반적인 평균을 끌어올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고 있고 있는 반면 각종 규제 여파로 인해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난이 현상이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많아졌다. 재건축 등 실거주 의무가 대폭 강화되자 본인 소유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집주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는 씨가 마른 상태다.
이에 더해 6월부터 임대차법 시행이 가시화되자 전세 시장은 더욱 불안해진 모습이다. 강북 지역뿐만이 아니라 강남 전셋값도 최근 급등해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지난달 5억8484만원을 기록하며, 6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9922만원으로 5억원대 진입이 임박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과 경기, 지역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5%로 정해 상한을 둔다는 것이 무리한 정책이란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는 복잡하기 때문에 정부가 일률적으로 상한을 둔다는 것은 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서민들의 주거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제도를 세부적으로 나눠 시장상황과 지역 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 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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