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시장의 세단 강세가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준대형 세단의 절대강자로 자리한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꾸준한 인기로 시장에서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플래그십모델로 SUV가 대세로 자리잡은 완성차 시장에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무기로 개별소비세 인하 해택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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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준대형세단 더 뉴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
8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완성차의 내수 판매는 14만4422대로 전년동월 대비 10.1% 늘었다. 이는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판매가 줄었음에도 현대차가 30% 가까운 증가를 보인데 따른 현대차 효과다.
기아차는 4만7050대를 팔아 전년동월보다 0.1%, 르노삼성은 6301대로 24.2%, 쌍용차는 7498대로 30.6% 각각 감소했다. 그나마 한국지엠은 6988대를 판매해 전년동월보다 3.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이던 수입차 판매 역시 제동이 걸렸다. 총 1만9778대가 팔려 전년동월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7345대를 판매해 29.0% 감소했다.
완성차를 비롯해 수입차 판매가 둔화된 것은 7월부터 개소세 인하폭이 70%에서 30%로 축소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7만7381대로 전년동월보다 28.4% 증가했다. 현대차의 판매를 이끈 주역은 의외로 세단이다. 한참 인기있는 SUV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소폭 뒷걸음질 쳤지만 세단 판매는 48.6%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내수판매(제네시스 부문포함)에서 세단 비중은 지난해 7월 34.8%에서 올해 7월 40.3%로 5.5% 포인트 확대됐다.
SUV 유행의 흐름을 뚫고 세단 부흥의 깃발을 든 주인공은 현대차의 터줏대감인 그랜저와 아반떼다. 그랜저(하이브리드 모델 3618대 포함)는 1만4381대가 팔려 전년대비 134.4%나 폭증했다. 아반떼(AD 모델 1대 포함) 역시 1만1037대로 103.3%나 늘었다.
쏘나타는 그랜저와 아반떼의 위세에 눌려 다소 아쉽지만 5213대라는 성적으로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새로운 세단의 부흥에 일조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며 개소세 후폭풍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 한달간 6071대가 판매돼 전년동월보다 65.9% 증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과 GV80 역시 현대차의 내수 판매의 든든한 기둥으로 우뚝 섰다.
G80(DH 모델 40대 포함)은 6504대 팔리며 276.8% 급증했으며 GV80은 3009대가 판매됐다. G90 1117대, G70 489대 등 제네시스 총 판매는 1만1119대로 전년동월대비 168.0%나 급증했다.
세단라인업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역시 그랜저다. 그랜저는 2986년 처음 등장이후 꾸준히 국내시장에서 고급세단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차다.
그랜저는 처음등장 이후 10년가량을 지금의 제네시스 위치에서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을 담당해왔던 차다.
지난 1995년 마르샤를 시작으로 현대차가 새로운 고급세단에 대한 전략을 펼치며 최상위 모델의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1996년에는 다이너스티가 등장했고 1999년부터 등장한 에쿠스가 확실히 입지를 굳히며 대형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던 그랜저다.
그럼에도 그랜저는 고급세단의 자리에서 맡은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지난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해 고급차 브랜드로 출범했고 현재는 다시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시대의 흐름이 변화에 따라 그랜저의 의미도 변화해 현재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던 그랜저가 젊은 고객층까지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성능 측면에서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최상위 모델을 3.3ℓ가솔린엔진으로 변경해 퍼포먼스와 편의성모두 갖춘 모델로 돌아왔다. 명실상부 최고급 세단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도 젊게 변화해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이미지로 진화했다.
여기에 친환경라인업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돼 매달 높은 실적을 유지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몇 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과거의 명성과 최근의 다양한 현대차의 기술력이 하나가 되며 지금의 세단 역주행의 주역이 되고 있다"며 "젊어진 디자인까지 한몫을 하며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해나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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