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이 9년 만에 노조의 승리로 끝났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기아차 노조 소속 약 300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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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
이번 재판의 쟁점은 직원들이 받은 정기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정기 상여금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또한 대법원은 생산직 노동자의 근무시간 중 10∼15분의 휴게시간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해당하고 토요일 근무 역시 '휴일 근로'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도 잘못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아차는 노조의 추가 수당 요구가 회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아차가 2008년부터 매년 연평균 1조7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낸 점이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기아차가 지급해야 할 추가 임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이번 소송은 당초 2만7000여명의 노동자가 참여했지만 2심 판결 뒤 노사가 통상임금 지급에 합의하면서 대부분 소가 취하됐다. 이에 따라 상고심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노조원 약 3000명만 진행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예측치 못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신의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업경영 어려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산업계의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기업경영 위축으로 노사 모두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상임금 논란의 본질이 입법 미비에 있는 만큼 조속히 신의칙 적용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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