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명 연예스포츠팀 부국장
[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해고 야구부 에이스 김유성은 전도 유망한 프로야구 예비 신인이었다. 지난 24일 NC 다이노스가 2021년 신인 1차지명으로 김유성을 선택했다. 김유성은 내년이면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해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힘차게 공을 뿌리는 상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사흘 후인 27일, NC 구단은 김유성의 1차지명을 철회했다. 그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유성의 NC 지명 소식이 전해진 후(실은 그 이전부터), 그가 중학교 시절 동료를 폭행해 처벌받은 전력이 구단 게시판과 SNS를 통해 알려졌다. 피해자의 부모는 폭행 사건 당시 제대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그런 선수가 프로가 돼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야구팬들의 김유성 지명 철회 요구 목소리가 커졌고, NC 구단은 학폭 연루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지명했다고 사과했다. 또한 김유성 측이 피해자에게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NC 구단은 지명 철회를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6월에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국내 복귀 시도가 큰 이슈였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팀에서 방출된 후 뛸 팀을 찾지 못하자 KBO리그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해 한창 잘 나가던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뺑소니까지 시도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음주운전 이전에도 그는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드러나 '삼진아웃' 적용을 받아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 받았다.

강정호가 국내 복귀하기 위해서는 유예됐던 음주운전 관련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를 받는 절차가 필요했다. 음주운전 적발 당시 KBO는 그가 리그 소속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징계 논의를 유보했었고,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힌 만큼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규정과 전례에 따라 강정호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구단과 계약하고 1년 징계만 소화하면 국내 무대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징계 확정 후 강정호는 기자회견을 자청, 고개를 조아리며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절차는 밟았지만, 싸늘해진 여론은 결코 돌아서지 않았다. 3차례나 음주운전을 하고서도 메이저리거로 잘 나갈 때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던 그가 국내 복귀 필요성이 생기자 고개를 숙이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야구팬들은 강정호 복귀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더욱 악화되는 여론에 강정호는 결국 국내 복귀 의사를 접었다. 사실상 국내 야구계에서 퇴출이었다.

   
▲ 사진=강정호 인스타그램, NC 다이노스


앞으로 한국 야구의 대들보가 될 수 있었던 김유성,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국가대표로도 좋은 활약을 한 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한동안 성공가도를 달렸던 강정호. 그들은 왜 지탄의 대상이 됐고 그렇게 좋아했던 야구를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됐을까.

착하게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사회악이다. 어린 시절 한때의 과오로 넘기기에는 피해자에게 남긴 평생의 상처가 너무 크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김유성 사건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학폭 논란이 불과 3년 전 일이다. 비단 스포츠계뿐 아니다. 연예계에서도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스타들이 과거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 비난 받고 활동을 중단하고 연예계를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다.

음주운전은 설명이 필요없는 사회악이다. 음주를 하고 잡은 운전대는 살인무기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처벌이 강화되도 음주운전은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 스포츠나 연예계에서 음주운전으로 신세를 망치고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는 경우를 한두 번 봐온 것이 아니다.

착하게 살지 못하면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팬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스포츠, 연예 쪽에서는 특히 사회악과 확실히 선을 긋고 살아야 한다. 오랜 노력으로 키워온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SNS의 대중화로 누구나 손쉽게 '팩트(정보)'를 전하고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지금은 쉬쉬 하면서 넘어갈 일이 거의 없다.

스타로 성공하고 싶은가?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착하게 살기를 권한다. 스타가 될 기회 앞에 서 있다면, 혹시 남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입힌 적이 없는지부터 돌아보기를 권한다. 그래야 대중 앞에 떳떳이 설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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