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가림 기자]코로나19 장기화와 재확산세로 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면서 올해 하반기 경영 활동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갯속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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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건물에 코로나19 방역작업 인원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8일 재계에 따르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1주일 연장되면서 주요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시나리오 경영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인력감축 없이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췄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고용 축소와 구조조정 확대, 투자 감축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방역단계가 더 올라가면 충격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제는 물론 모든 기업이 피해를 입는다고 보면 된다"며 "소비패턴 변화, 업무량 위축을 감안해 생산 등 전략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GS 등은 지난해보다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하반기에는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상반기 5G 투자 계획에 차질은 빚은 통신업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주요 사업자 간 손을 잡고 하반기 사업계획을 매듭지으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댁내 접근이 어려워 댁외 설비 설치부터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5G 기지국을 다른 이통사 가입자가 로밍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고 케이블 설치·전원공급선 구축·선반 등을 통신3사가 나눠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하반기 고용도 오리무중이다. 기존대로라면 본격적인 하반기 대졸신입 공채 일정이 나와야 하지만 삼성전자, SK그룹 등은 아직 채용 일정과 규모를 조율 중이다.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 LG그룹, KT도 이렇다할 신입 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인력 감축도 고려 중이다. 항공과 무역 등은 이미 인력 축소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9월 전체 직원 수 1300명의 절반이 넘는 700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 무역 부문은 전 직원 25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근속 1년 이상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돼 내부 충격은 큰 상황이다.
재계는 거리두기 격상을 대비해 내부적으로 대응 방침 마련에 나섰다. 각 기업 인사팀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지침 가이던스와 그룹 운영 방향을 맞춰보며 사무·생산직의 운영 지침을 만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를 운영하는 삼성전자, SK그룹 등은 사업장별로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엄격한 조치를 시행하며 '셧다운'을 경계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재택근무가 힘든 데다 하루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공장이 바이러스로 잠깐이라도 멈춰지면 수백억의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8월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거리두기 2단계에서 3단계 기로에 선 가운데 방역단계가 격상되면 사람뿐 아니라 경영도 봉쇄된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지만 R&D 축소는 물론 상반기 채용을 한 기업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채용을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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