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밀당(밀고 당기기)' 제2 라운드다.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에 통합당은 적극적이고 국민의당은 여전히 선을 긋는 분위기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또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안 대표로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다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한 뒤 한 달여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날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제 선택은 안 대표나 국민의당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 좋은 안 중의 하나"라며 야권 단일 후보로 안 대표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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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미래통합당·안 대표 SNS |
통합당의 제안에 안 대표는 한 달여 전 "생각도 계획도 없다"고 이미 일축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 내부에선 크게 난색을 표하는 기류도 감지되지 않는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은 일단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통합당의 '구애성' 발언에 대해선 "통합당이 많이 개선되고 있고 노력하는 면이 보이기는 한다"며 크게 부정적인 기색은 내비치지 않았다.
최근 통합당은 이번 4.15 총선에서 사실상 자당에 투표를 행사했을 지지 기반 '태극기 세력'을 '극우'로 규정해 손절하고 '중도정당'으로서의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결집한 이른바 '광화문 집회 세력'에 대해 "소위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은 당과 다르다"며 '거리두기'를 분명히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9일 '광주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참배'를 선보인 바 있다. 통합당 지도부가 광주를 방문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폴란드 게토 추모비에서 무릎을 꿇었던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모습과 '닮은꼴'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통합당이 이같이 중도정당화 행보에 급속한 진전을 보이는 것은 최근 지지율 역전 현상에서 중도층의 유입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통합당이 거듭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당도 통합당의 '혁신'이라는 것을 일관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 측은 통합당의 적극적인 구애와 외연 확장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확답'은 모면할 분위기다. 국민의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통합당이 애쓰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렇더라도 안 대표가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혜진 대변인도 "국민의당 입장에서 통합당이 예전과 다른 것은 인정하고 있고 황교안 전 대표 체제보다 훨씬 더 나아져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주 원내대표의 말씀은 감사하지만 당에서 지금 이걸 기회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할 일에 충실하는 게 국민 위하는 일이고 때가 되면 국민이 판단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양당의 섣부른 '밀월관계'에 경계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러브콜'에 대해 "군불떼기에 가까운 일이지만 후보군을 넓힌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면서도 "그렇지만 이는 통합당이 보궐선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고 절박함이 없어 보이는 면이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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